[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일본 밸류업 공시 모범 기업들의 현장을 방문해 "밸류업 제도 시행 초기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선도적·모범적 공시가 참여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도 이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병환 위원장은 최근 기업 밸류업 정책 관련 일본 현장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다양한 기업들을 방문해 경영진과 면담을 가졌다.
콘코디아 금융그룹과 에너지 기업 인펙스는 일본거래소(JPX)가 올해 2월 공개한 모범 밸류업 공시 사례 29개에 포함된 기업이며, 소프트뱅크는 일본 시가총액 20위 수준의 대기업으로 연간 통합 보고서를 발간해 주주 친화적인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면담을 통해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동참하게 된 요인과 참여 과정에서 겪은 애로 사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업들은 참여 결정, 계획 수립, 이행·소통 등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공유했다.
콘코디아 금융그룹은 2018년 이후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본효율성 제고를 통한 성장 전략을 모색해 왔으며 지난해 3월 동경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제안함에 따라 신속히 공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투자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한 것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의 석유·천연가스 개발사인 인펙스는 사업부문별 수익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자기자본이익률(ROE) 외에도 투하자본이익률(ROIC)를 목표지표로 설정했다.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투자와 주주 환원 간 적절한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소프트뱅크는 모회사(소프트뱅크 그룹)와 자회사(소프트뱅크)가 동시에 상장된 대기업으로서 투자자들에게 3년 단위의 중기 계획 등을 공시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또 총주주수익률(TRS) 목표치와 임원의 성과 보수를 연계해 주주 가치 경영을 확립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일본 금융청 청사에서 이토 히데키 금융청장과 만나 최근 금융시장 현황 및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한일 양국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효과적인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을 통해 자본시장과 상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자산운용입국'이라는 틀 하에 투자 수요 확대, 자산운용업 개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양국 금융수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국 간 보다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상황 등이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고 미국 대선 등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적지 않다고도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과 이토 청장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됐던 7차 한·일 금융당국 정례회의 회의 내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8차 회의 개최 계획을 조율했다.
7차 회의 결과에 따라 KDB산업은행은 오는 11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창업기업 IR 행사인 '넥스트라운드'를 개최할 예정이다. 8차 회의는 연내에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