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수익다변화를 위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진출이 주춤했지만,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다시 각 지주사별로 해외 사업에 대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별 글로벌 성적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최다 점포를 앞세워 글로벌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9.55% 증가한 29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4108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표다.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이 글로벌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앞장서 왔다.
하나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국내금융기관 최초로 대만 타이베이 지점을 신설했으며, 2023년에는 미국 등 지역에서 현지법인을 개설하기도 했다. 올해 3월 부다페스트 사무소 개설 등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 강화에도 나섰다. 그 결과 하나금융은 올해 6월말 기준 전세계 26개 지역 22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이같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분투자 전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2019년 11월 1조444억원을 투자해 BIDV 지분 15%를 취득했으며, 이를 통해 상당 수준의 지분법평가이익과 배당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BIDV에서 731억9200만원을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9.8% 늘어난 것이다.
또한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중국현지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디지털, 플랫폼 위주의 리테일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15년 1분기 모바일뱅크를 출시한 데 이어 2019년 6월 알리바바와 제휴해 비대면 소액모바일 대출을 출시했으며, 2020년 7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 2021년 12월에는 최대 포탈기업인 바이두와 제휴를 맺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4월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개인대출 100억 위안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 선전은 펼치지 못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반기순이익은 44억4200만원으로, 전기말(48억9300만원) 대비 9.21%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PT Bank KEB Hana'도 디지털뱅킹 플랫폼 '라인뱅크'를 앞세워 현지에서 인지도를 넓히는 중이다. 라인뱅크는 지난 6월 기준 63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와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유럽과 중동, 미주 지역의 주요 거점 지점에서도 활약 중이다. 하나은행은 미국 뉴욕지점을 중심으로 북미권에서 투자은행(IB)과 기업금융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영국 런던지점은 유럽과 중동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향후 글로벌 현장의 영업력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현장의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주요 지역에서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올해 1분기 런던에 글로벌 자금센터 설립을 위해 4명의 인력을 파견하였으며 올해 안에 글로벌자금센터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3월 부다페스트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빠른 경제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인도와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폴란드에 채널 개설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토해 선진 지역과 신흥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 한층 제고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