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이 하반기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한다.
삼성은 오는 4일 관계사별로 채용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 공채 절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하반기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서울병원,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9곳이다.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은 4일부터 11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하반기 공채는 지원서 접수 이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10월), 면접(11월), 채용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직군의 경우 주어진 문제를 직접 코딩해 해결하는 실기 방식의 SW 역량 테스트를 실시하고, 디자인 직군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삼성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공정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밝힌 이재용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 그는 2022년 10월 취임 첫 메시지에서도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 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인재 확보를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삼성은 지속해서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해 왔다.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달성한 데 이어, 2022년 5월에는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의 이러한 행보는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현재 국내외 고용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최근 인텔(인력 15% 감축 발표), 시스코(인력 7% 감축 발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인력을 감축했고, 국내 500대 기업 중 57.5%는 올해 하반기에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규모 공채 제도가 유지되면서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2018년 10만3011명에서 2024년 6월 12만8169명으로 약 25% 늘었다.
삼성 관계자는 "공채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이행하는 동시에, 우수 인재를 확보해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70여년간 '인재제일' 경영 철학에 따라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하기 위해 인사 제도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대표적으로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신설했고, 1995년에는 입사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관행적 차별을 철폐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입사원 공채 외에도 국내 경력직, 우수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채용연계형 인턴 제도, 전국기능경기대회 지원, 삼성드림클래스 등 채용 외에도 고졸 인재,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하고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채용 및 인사 제도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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