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지 마라" 네이버·카카오, 콘텐츠 복사에 엄중 경고


웹툰, 웹소설 원작 드라마 인기에 불법 복제 증가
네이버, 카카오 불법 복제 근절 행보 강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 뉴토끼에서 연재 중인 웹툰의 불법복제물이 보인다. /오승혁 기자

[더팩트ㅣ오승혁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웹소설 등의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불법사이트 운영자 특정 기술 강화, 콘텐츠 삭제 등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 시장 규모는 지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의 올해 발표에 의하면 2022년 웹툰 불법유통 시장 규모는 약 721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웹툰 산업의 39.45%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지난해 불법복제 웹툰 이용자 중 60% 이상이 전년 대비 사이트 접속을 늘리거나 유지했다고 밝혔다.

한콘진의 해당 조사가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불법 사이트를 조사한 수치만 포함된 점까지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의 K-콘텐츠 불법유통 시장 규모는 훨씬 더 크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정식으로 진출한 적이 없는 국가에서도 불법복제 사이트가 성황리에 운영되며 신작의 업로드와 거의 동시에 번역돼 공개되는 실정이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는 '창작자의 의욕 저하'와 직결돼 콘텐츠의 퀄리티를 낮춘다"며 "웹툰, 웹소설 작가들이 이용자들의 '미리보기' 회차 구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제작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경쟁이 펼쳐져,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콘텐츠의 질적인 발전을 야기하는데 불법복제는 이 자체를 힘들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 남편과 결혼해줘' '무빙' '재벌집 막내아들' 등의 웹툰, 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의 OTT 플랫폼에서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나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된 점이 불법 유통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빠르게 불법복제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과 정부 차원에서 저작권 범죄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불법 유통 근절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 및 차단하는 기술인 '툰레이더' 시스템을 자체 연구개발해 2017년 7월부터 국내외 불법 복제물 추적에 쓰고 있다. 지난 6월까지 7년간 웹툰이 불법으로 최초 공유되는 국내 1차 불법 사이트의 업로드 중지 및 테이크다운 비율을 93%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27개, 해외 102개 사이트의 업로드를 중지시켰다.

또한 국내 웹툰, 웹소설 업체들이 회당 200원~600원을 지불하고 정식 플랫폼에서 최신 유료 회차를 감상할 수 있게 한 수익모델을 채택한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불법 공유 사이트에 최신작이 올라가는 시간을 지연시켜 피해를 줄였다.

이어 '토끼'라는 약칭으로 불릴 정도로 도메인 삭제 직후에 이름만 약간 변경해 사이트를 다시 열고 이용자를 모았던 밤토끼와 ‘먹투맨’, ‘어른아이닷컴’, ‘호두코믹스’ 등 국내 대표 웹툰 불법유포사이트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불법 유출자 특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불법 유통 대응팀을 운영하며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2억7000만건의 불법 웹툰, 불법 웹소설을 삭제했다. 전 세계 31개 불법 사이트 운영자 90여명을 찾아내 7개 대형 사이트를 폐쇄했다.

이후에도 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 자발적인 폐쇄를 유도하고 현지 수사기관과 협력해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검색엔진에서도 불법물 노출 차단 활동을 병행해 지난 4월 구글 투명성 보고서에서 저작권자 기준 콘텐츠 삭제 분야 글로벌 신고수 6위에 올랐다.

나아가 카카오엔터는 한국저작권보호원 박정렬 원장, CODA 해외저작권보호국 마사하루 이나 국장, CP(Content Provider)사인 삼양씨앤씨 박성인 대표, 불법웹툰피해작가 대책회의 김동훈 작가,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한승호 수사관 5인과 심층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글에서 '웹툰 미리보기'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불법복제 사이트들이 검색 결과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다. 몇 차례 IP 세탁을 반복해 서버 추적이 어렵게 만들고, 불법 도박 광고 등의 유치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불법 복제 사이트의 완전한 폐쇄를 막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콘텐츠 불법 유통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출범한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공조해 국내 최대 웹소설 불법 공유 사이트 운영진 검거에 성공했다. 업계는 이처럼 정부가 수사 단계에서 공조 속도를 높이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불법 복제 방지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법 복제를 근절해야 K-콘텐츠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고 보고 있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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