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계 "오프라인 경쟁력은 식료품"…특화 매장 힘 싣는다


육류·생선 등 현장서 확인 후 구매하는 상품 확대
대형마트 점포 감소 추세…기존 매장 재단장 등 경쟁력 강화

국내 주요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업체들이 온라인 쇼핑 대신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선식품 등에 힘을 준 특화 매장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가 주춤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매장을 재단장하고 있다. 육류, 어패류 등 신선식품과 구매 후 즉석에서 섭취할 수 있는 먹거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 중 대형마트 성장이 특히 더딘 상황에서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 대신 매장을 직접 찾아 쇼핑하게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최근 기존 매장을 전면 재단장한 '스타필드 마켓'을 공개했다. '스타필드 마켓'은 일반적으로 운영하는 대형마트 기능을 대폭 축소했다. 기존 이마트의 공산품 판매 규모를 줄이고 신선 식품 비중 늘린 형태다. 축소한 마트 자리에는 올리브영, 다이소, 패션 브랜드 등을 입점시키고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처음 단장한 매장은 개점 19년 차 이마트 죽전점이다. 기존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2개 층을 사용했던 이마트 매장은 식료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으로 지하 1층에 배치됐다. 이곳에는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가장 긴 축산 매대(33m)와 노브랜드 등 PB제품을 포함한 대용량 상품을 저가에 구매할 살 수 있는 홀세일존을 설치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에서 대형마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며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먹거리 가격 안정에 힘을 쏟는 동시에 상품 하나하나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 업체가 리뉴얼·신규 점포로 식료품 특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상단부터),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매장 간판 /더팩트 DB

롯데마트는 매장 면적의 90% 이상을 식품으로만 채운 '그랑 그로서리'를 개점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개편한 뒤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로 변한 은평점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씩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해외 롯데마트 매장도 식료품 위주 매장으로 전략을 틀었다. 통상 대형마트 식품 비중은 50~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는 수도권 소재 점포를 중심으로 '그랑 그로서리' 점포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5년 만에 새로운 지점을 서울 강동구에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개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부실 점포를 접고 기존점을 리뉴얼하면서 비용 효율화에 집중해 왔지만 시장 경쟁력을 지닌 특화 매장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 4년간 양주점·천안아산점·의정부점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 14곳을 정리했다.

홈플러스도 기존 점포를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 비중을 늘린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했다. 현재 30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리뉴얼 1년 차 점포들의 식품 부문 매출액이 기존 대비 최대 95%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특화 매장에 힘을 주는 이유는 유통 업계의 오프라인 부문 성장이 더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액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7% 늘었지만 같은 기간 5.2%, 3.1% 성장한 편의·백화점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성장세다.

대형마트 3사 점포 수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160개에서 2024년 153개로, 같은 기간 홈플러스는 140개에서 127개로 줄어들었다. 롯데마트는 2019년 125개 점포 중 현재 11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육류나 생선 등 상품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신선도를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이 온라인 쇼핑 대신 카트를 끌고 장을 볼 수 있도록 신선식품 등 품목을 늘리는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많이 찾아와야 한다. 특정 역할에 집중한 매장이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의 식품 강화 전략이 기업형슈퍼마켓(SSM)·이커머스와의 식품 판매 경쟁에서 비롯된 사업 발전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이 기성품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늘면서 대형마트의 살 길은 식품 경쟁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SSM은 애초부터 식품 강화 매장으로 만들어 운영되고 있고,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신선식품을 주력으로 내걸고 있다. 이들과 경쟁해 식품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대형마트 강점인 매장 규모를 활용한 식품 판매 구성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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