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노인회장 중임 성공한 이중근 부영 회장…현장은 어땠나


나라사랑엄마부대, 이중근 두 번째 임기 '반대' 시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 지지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이한림·정소양·이중삼·오승혁·최문정·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최의종 기자] 처서(處暑)가 지나면 선선해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폭염으로 인해 축사와 양식장 피해가 커지고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겠습니다.

지난 한 주 경제 여러 분야에 다양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제17대 대한노인회장을 지낸 이중근 부영 총수가 연임을 도전한 김호일 회장을 꺾고 19대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중임을 축하한다는 '기대'와 경제사범 꼬리표를 언급한 '우려' 목소리가 함께 나옵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2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종목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가입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4대 그룹이 활동을 본격화하게 됐습니다.

◆ 이중근 회장 축하해!…현장에서 박수갈채도 쏟아져

-부영그룹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재계 순위 26위 부영그룹 총수 이중근 회장이 제19대 대한노인회 회장에 당선됐다고요.

-그렇습니다. 1941년생 이중근 회장이 제17대 노인회장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되며 중임에 성공했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구 거구장)에서 열린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권자 273명 중 187명에게 선택을 받으며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됐습니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김호일 후보(제18대 대한노인회 회장)는 66표에 그쳤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중근 회장 당선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후문도 돌았습니다.

-당선 직후 이중근 회장은 어떤 말을 남겼나요.

-이중근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노인'이라는 키워드를 다섯 차례 언급하며 대한노인회의 발전을 약속했습니다.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우리 노인회가 노인다운 노인으로 존경받는 노인으로 후대를 생각하는 노인으로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고령사회를 선도하는 존경받는 어르신 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 회장은 이같이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현장 분위기가 뜨거웠다고요.

-이중근 회장이 단상 위로 올라서자, 현장에 있던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복수의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 축하해", "이중근 파이팅", "이중근 최고" 등을 연신 외쳤습니다. 이 회장이 현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관계자들은 동행하며 "잘 부탁해 이중근", "축하해 이중근" 등을 외치며 당선을 거듭 축하했습니다. 이 회장도 보답하듯 손을 흔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대한노인회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가운데, 나라사랑엄마부대 회원들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노인회장 출마를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곧 회장 임무를 수행하게 될 텐데, 이중근 회장이 대한노인회 발전을 위해 약속한 비전은 무엇인가요.

-이중근 회장은 후보 공약을 통해 대한노인회 발전 비전으로 '고령사회를 선도하는 존경받는 어르신 단체로 도약'을 내걸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한노인회 중앙회관 건립·운영 활성화, 노인 연령 단계적 상향 조정, 재가(在家) 임종 제도 전환 추진, 출생지원·노인복지전담 '인구부' 신설을 위한 관계기관 협력 등 네 가지입니다. 회장 임기 4년간 해당 공약을 지켜낼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더팩트> 취재진이 이중근 회장에게 직접 중임에 성공한 배경, 중임 회장으로서 각오 한마디 등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이날 부영그룹 소속으로 보이는 관계자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회장 인터뷰와 관련 답변을 해주겠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선거 당일, 이중근 회장 출마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고요.

-그렇습니다. 선거가 열리는 장소인 케이터틀 앞 인도에서 대한노인회장 후보로 나선 이중근 회장의 부끄러운 과거를 언급하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나라사랑엄마부대 단체는 이날 '횡령·배임 혐의 징역 2년 6개월 실형, 경제사범 경력 이중근 회장 노인회장 자격 없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이중근 회장 사퇴하라"고 연신 외치는 바람에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선 가능성 높은 이 회장을 저격했기 때문인데요.

나라사랑엄마부대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범법자 이 회장은 노인회장 자격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제17대 회장을 맡았다가 회삿돈 횡령 등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도 못하고 사퇴한 이 회장이 다시 후보로 나나선 자체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고 답답해했습니다.

-실제 이 회장은 제17대 대한노인회장으로 활동하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 4년 중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삿돈 4300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2020년 1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구치소에 들어갔습니다. 결과적으로 항소했으나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되며 노인회장직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대한노인회장에 출마,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번에는 노인회를 존경받는 단체로 이끌며 임기를 끝까지 채울 수 있을지 이 회장의 행보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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