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폭염, 내 차 괜찮을까?"…현대차·기아, 첨단 '열관리 기술' 개발


나노 쿨링 필름·복사열 난방 시스템·금속 코팅 발열 유리 등 공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가 전시돼 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열대야 지속 일수가 서울에서 매일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부 '열관리 시스템' 신규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른 시일 내에 신규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나노 쿨링 필름 △복사열 난방 시스템 △금속 코팅 발열 등 기술을 공개하며 차량 내부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이 이동 수단 개념에서 생활 공간 '모빌리티'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려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고자 다양한 온도 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탑승자의 쾌적함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효율적인 냉난방이 가능해지도록 노력한다"라며 "미래에 현대차·기아가 어떤 기술을 준비하는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땀 '뻘뻘' 무더운 여름…내부 열 외부 방출 '나노 쿨링 필름'

나노 쿨링 필름은 외부 열을 차단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 달리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도 갖춘 소재다. 태양 에너지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2개 층과 내부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1개 층 등 총 3개 층으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은 정차된 일반 차량과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을 낮에 평가했다. 평가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이 부착된 차량이 일반 차량보다 최대 7.69℃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내부의 경우 크래시패드는 22.0℃, 헤드레스트는 12.3℃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이 틴팅을 금지하는 파키스탄에서 고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해 본 결과 크래시패드 온도가 최대 20℃ 이상 차이가 났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측정 결과를 주목하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일방적으로 냉각돼 겨울철에는 에너지 소모가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필요에 따라 제어할 수 있는 온-오프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체 외판에 삽입되면 내구성에 불리하다는 단점도 있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개발이 마무리된 뒤 본격적인 판매 방식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직접 대리점에 판매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실제 차량에 적용한 나노 쿨링 필름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라며 "고객이 나노 쿨링 필름을 만날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를 양산 수준까지 빠르게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를 열고 금속 코팅 발열 유리를 설명했다. /최의종 기자

◆성에 제거 5분 만에…'효율 개선'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겨울철 서리를 제거할 때 유리가 손상되는 상황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내외부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습기도 유리 자체 발열 기능으로 제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이 삽입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해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한다. 48V 고전압 시스템이 영하 18℃에서 표면 성에를 5분 안에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일반 유리는 시인성이 우수하지만, 성에 제거는 히터를 사용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시간도 10~20분 소요된다. 기존 열선 유리는 열선이 보여 시인성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시간은 15분 소요된다.

반면 '은' 소재로 돼 있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전선이 없어 시인성이 확보됐으며 제거 시간도 5분 소요된다. 현대차그룹은 태양 에너지 역시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 에너지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기헌 현대차·기아 MLV외장설계1팀 파트장은 "단순히 고객 편의와 쾌적성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주행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서리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어 기술 효용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설명했다. /최의종 기자

◆에너지 절감되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3분 안에 '따듯함'

나노 쿨링 필름이 여름철 온도는 낮추는 역할을 한다면,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겨울철 탑승자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이다. 탑승자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그간 기체가 유동성이 있는 유체에서 일어나는 대류 방식의 열전달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전자기파를 통해 고온 물체에서 저온 물체로 직접 에너지를 전달하는 '복사'가 이용됐다.

고온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에서 열을 발생시켜 이를 감싸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듯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구조다. 화상을 막기 위해 신체가 닿는 즉시 감지해 온도를 낮추는 시스템도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이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되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건조하지 않은 쾌적한 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으로 빠르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난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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