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업계 호황 속 나홀로 적자를 기록한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의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의 최대 함대인 '7함대' 소속의 노후화된 4만톤급 보급선에 대한 MRO 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22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미군이 규정한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MRO 프로젝트 중 하나에 입찰했으며, 8월 중순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공식화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80조원)에 이르며, 미국 함정 MRO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무엇보다도 미국 내 MRO 수요는 많은데, 서비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에서 함정 정비·수리는 4곳의 공공조선소와 17개 건조시설(도크)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약 291척(2023년 말 기준)에 달하는 미국 전투함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태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함정 시장 진출과 함정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억달러(약 1380억원)를 들여 미국의 필리(Philly) 조선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 연안 해군기지 3곳과 인접해 있어 MRO 사업 수주와 운영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조선사 '빅3' 중 유일한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5360억원, 영업손실은 9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9.3% 증가했고, 영업손실액은 1590억원에서 94% 축소됐다.
한화오션의 미국 MRO 진출이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 MRO 사업과 같은 방산 부문의 경우 선진국에 납품하거나 서비스를 했다는 '레퍼런스'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미국에서 MRO를 수주할 경우 향후 서방권 다른 국가 해군으로도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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