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 한화생명…여승주 대표 3연임 여부 '촉각'


내년 3월 임기 만료 앞둬…하반기 실적 관리 성공할지 관심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내년 3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한화생명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의 내년 3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9월 그간의 능력을 인정받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나 한화생명이 올 상반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만큼 하반기 실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험계약마진(CSM) 하락과 보험금 지급 여력(K-ICS) 악화 등으로 여 부회장의 실적 관리에 대한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승주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여 부회장은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21년 3월 연임한 이후 지난해 3월 재연임에 성공했다. 같은해 9월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내년 초 여 부회장은 또다시 연임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다만, 올 상반기 한화생명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6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줄었다.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보험부문에서 2746억원, 투자부문에서 1597억원의 이익을 냈다.

신계약과 관련해선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상반기 전체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1조919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보장성 APE는 1조52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181억원) 대비 36.6% 증가했다.

반대로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에도 신계약 CSM과 CSM 모두 뒷걸음질쳤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9965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1조4000억원) 대비 4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말 CSM은 9조15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0조1170억원) 대비 8790억원 감소했다. 전년 말(9조2380억원) 대비 843억원 줄었다.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부채 할인율 강화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6월말 기준 163.0%를 기록했으며, 1분기 말과 비교해 10%포인트 낮아졌다.

상반기 CSM 하락과 킥스비율 악화 등으로 여 부회장의 실적 관리에 대한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하반기엔 실적 개선 함께 자본건전성 제고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각에선 여 부회장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승계 작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은 김동원 사장은 올해 5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 추진 등 해외에서의 경영활동에 힘주고 있으나 여 부회장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지원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승계 받기 위해서라도 여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 부회장은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재무·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일례로 지난 2022년 상반기 순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냈음에도 여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재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생명의 2022년 상반기 개별기준 순이익은 1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감소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7% 줄어든 354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보험계약마진(CSM) 하락과 보험금 지급 여력(K-ICS) 악화 등으로 하반기 실적 관리에 대한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한화생명은 최근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수요 예측 이후 추가 투자자 모집 과정을 거쳐 2000억원을 증액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지난 2019년 7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한 차환 발행이다. 한화생명은 앞선 신종자본증권 발행 당시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악화는) 전년 동기 발생한 일회성 투자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있으며, 올해 1분기 IBNR(미보고발생손해액) 기준 변경에 따라 일회성 보험 부채를 인식하며 발생한 이익 감소 요인"이라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손익은 경상적인 수준이다. 신계약의 지속적인 성장 및 안정적인 이익흐름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전년 수준 이상의 손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킥스비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감독당국의 부채할인율 강화에 따른 것으로, 올해 말까지 킥스비율 175%를 타겟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강점을 갖고 있는 보장성 중심의 신계약 CSM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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