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와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진행한 뒤 브리핑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 충전기 보급을 9만대까지 확대하고, 무인 파괴 방수차 등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 화재 예방 관련 예산을 늘릴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예산을 얼마나 늘리고, 화재 진압 장비를 추가로 몇대 도입한다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 확산과 다자녀가구 지원을 위해 2자녀 이상 다자녀가구가 받는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두 배(600만 원)로 높이겠다고 했다.
정부는 당정협의에서 나온 여당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 예산안 편성 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해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대책으로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전기차 공포' 확산과 사회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기차 차주와 내연기관차 차주 간 주차를 둘러싼 설전이 늘고 있고, 일부 아파트에선 주차장 내 전기차 입차를 막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전기차에 대한 기물파손 범죄까지 일어나는 상황에서 당정이 이날 밝힌 수준의 대책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정 발표는 현재 기술적으로 전기차 화재를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며 "추후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세부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추가로 내놓겠다는 여지를 남겨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선 화재가 났을 때, 그에 따른 소송도 걱정될 것"이라며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를 자동차 기업이 100% 책임질 것인지, 차주가 어느 정도 책임질 것인지 등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보험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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