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오르며 전달보다 더디게 올랐다. CPI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것은 3년 4개월 만이다. 특히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7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0%)를 밑돈 결과다. 전월 대비 역시 0.1%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물가 안정화가 이어졌다. 식품은 전월대비 0.2% 올랐고, 에너지는 보합이었다. 신차와 중고차는 각각 0.2%, 2.3% 하락했고, 의료서비스도 0.3% 떨어졌다.
다만 주거비는 여전히 0.4% 올랐다. 거주비는 전년동월대비로도 5.1% 상승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고착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월(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자동차보험 역시 6월 0.9% 상승한 데 이어 7월에도 1.2% 올랐다.
이날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미국 CPI는 지난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밟았고, 지난해 6월부터 3%대를 유지했다. CPI가 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준이 CPI를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마지막 관건으로 여겨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경제 데이터 전체'를 참고해 9월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전까지 "지표를 좀 더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다.
이러한 가운데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인하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CPI 발표 직후 CME페드워치는 9월 FOMC에서 Fed가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58.5%로 예상했다. 한 번에 0.50%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확률은 41.5%다.
미 연준은 지난해 7월 이래 기준금리를 5.25~5.50% 수준으로 동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