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3사, 2분기 실적 뜯어보니…"수출이 살렸다"


'불닭볶음면' 열풍 삼양식품, 2분기 매출·영업익 사상 최대
농심, 오뚜기는 영업익 부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국내 라면 3사가 수출 실적에 따라 올해 2분기 실적이 갈렸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양식품이 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달성한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과 농심, 오뚜기 등 주요 라면 제조기업 3사는 이날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244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7%, 영업이익은 103.2% 증가한 금액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11.6%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은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올해 2분기 삼양식품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9% 증가한 3321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78%까지 확대됐다.

삼양식품 라면이 가장 잘 팔리는 지역은 미국이다. 미국 법인인 삼양아메리카는 '까르보불닭볶음면'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에 714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5% 증가한 금액이다. 국내보다 수익성이 좋은 해외사업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전체 영업이익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2% 증가한 894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607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6% 감소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매출 원가, 경영 비용 부담 증가와 지난해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월마트 식품 판매 코너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 /더팩트 DB

농심은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지만 내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라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4%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오뚜기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592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매출액은 라면, HMR, 소스·드레싱류 매출 증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성장했다"며 "단 개별기준으로 보면 광고비, 수수료 등이 증가해 영업이익율은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라면을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고 달러 강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에 미치는 효과가 큰 만큼 라면 3사 실적은 앞으로 수출 규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에 2공장을 만들고 있다. 농심도 올해 안으로 수출 전용 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세계 1위인 베트남 시장을 공략 중이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는 만큼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 출시와 마케팅 등이 더욱 확대돼갈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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