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정조준…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의 뒤집기 한판은 '원전'


최근 3년간 해외수주액 증가, 올해 상반기는 줄어
"해외 주요 거점 국가 중심 시장 확대할 것"

대우건설은 하반기 신규 국가 진출·신사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목표는 체코 원전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왼쪽 작은 사진은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더팩트 DB·대우건설

[더팩트|이중삼 기자] 해외사업 확대를 신(新)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취임한 정원주 회장 지휘 아래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경영 기조로 삼고 직접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3조1322억원)도 전년(1조7746억원) 대비 76.5% 늘었다. 대우건설은 하반기에도 신규 국가 진출·신사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체코 원전 협상을 마무리해 최종 계약을 맺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 간 나이지리아·이라크 등 해외거점 국가를 필두로 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일례로 나이지리아에서는 석유화학플랜트, 이라크에서는 항만과 도로 등 토목, 베트남에서는 신도시 개발·건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는 정 회장이 직접 현지 정·재계 인사를 예방하는 등 해외사업 확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해외시장 개척·확대로 해외수주 실적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우건설 해외수주 실적은 매년 늘었다. 1조1116억원(2021년)→1조7746억원(2022년)→3조1322억원(2023년)으로 성장률은 각각 59.6%, 76.5%다. 다만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1046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줄었다. 상반기 예상됐던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사업 계약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미뤄진 탓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대형 프로젝트는 하반기에 몰려 있어 상반기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경영 기조를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 답이 있다"며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해외시장에서도 시행·시공을 병행하는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여개 국가를 방문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이들 지역을 축으로 삼아 해외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투자개발사업 집중…북미 등 각 지역별 추진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를 선정했다. /AP.뉴시스

구체적으로 정 회장은 북미지역(미국 뉴저지 중심)·아프리카지역(나이지리아 중심)·동남아시아지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세 지역을 필두로 개발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신규로 확대하고자 하는 사업은 투자개발사업이다. 다른 사업유형과 달리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장기적 사업"이라며 "지난해 연말 뉴욕에 현지 투자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신규 개발사업 발굴·파트너링 등을 진행 중이다. 캐나다 토론토·미국 서부 주요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이지리아는 회사의 주력 국가인 만큼 보유하고 있는 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해 현지에서 유망한 호텔·주거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고 실제로 땅을 소유한 사람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역시 유망 도시개발 등 토지주와 세부조건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차례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리카지역 사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승 대우건설 해외사업단 전무는 해외건설협회의 '2024년 해외건설저널 2분기' 심층이슈 코너에서 "아프리카는 엄청난 물량의 천연자원과 급격한 인구·경제 성장 속도 측면에서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단발성 공사를 통한 이익 창출·이익잉여금 회수 전략이 아닌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장기간 시장에 정착해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시장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기대되는 해외수주에 대해서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 2건(플랜트 사업 부문), 이라크 알 포 항만 해군기자·리비아 재건사업 관련 프로젝트,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THT의 개발역량·현지 DECV법인을 활용해 우량 개발사업을 발굴 중"이라며 "타이빙 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은 하반기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 일원으로 체코 원전 사업 협상 준비에 만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 내년 상반기 목표, 체코 원전 사업 '최종 계약'

대우건설은 내년 상반기 주요 목표로 체코 원전 사업 최종 계약을 들었다. '팀코리아'(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한전연료·한전KPS) 일원으로 협상 준비에 만전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팀코리아는 체코 신규원전 2기(두코바니 지역 5·6호기)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사업은 두코바니·테믈린 부지에 대형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종 계약 체결에 대한 단독 협상 지위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에 이어 추가로 테믈린 지역에 3·4호기를 지을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는 약 24조원으로 1기당 12조원에 이른다. 원전 4기를 모두 수주할 경우 원전 건설 규모는 48조원에 달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두코바니 5·6호기 계약 체결뿐만 아니라 테믈린 3·4호기 건설 계약도 체결할 수 있도록 팀코리아 일원으로 협상 준비에 만전을 다 할 것"이라며 "또 하반기에도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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