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신④] "20년 치 데이터가 무기"…티맵모빌리티, '종합 모빌리티 기업' 정조준


티맵모빌리티, 슈퍼앱 '티맵' 기반 모빌리티 신사업 추진
IVI·물류 등 B2B 사업 선전으로 수익성 확보…2025년 IPO 도전

티맵모빌리티가 20년이 넘는 모빌리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비게이션, 물류, UAM 등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교통 분야에 ICT와 혁신 기술이 융·복합되면서 기존의 '이동(移動)'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모빌리티 혁신이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이미 도로를 다니고 있으며, 그 기능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해상에서도 부분적인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한 선박이 세계 곳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늘에선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이 사람들의 이동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되는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모빌리티에 급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와 관련 기업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 모빌리티 혁신은 어디쯤 왔을까요. <더팩트>가 올해 세 번째 혁신 포럼을 앞두고, 그 주제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최문정 기자] 각종 산업의 디지털전환(DX)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모든 산업에서의 화두로 떠올랐다. 모빌리티 영역 역시 데이터 축적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택시와 대중교통, 물류 등의 광범위한 산업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돌아갔다면, 이제는 각 영역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3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주요해졌다는 분석에서다.

◆ 최태원 SK 회장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티맵, 20년 동안 2000만 고객 확보

티맵모빌리티는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모빌리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년이 넘는 서비스 업력과 약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모빌리티 슈퍼앱' 티맵(Tmap)을 바탕으로 연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에비따) 기준 흑자전환, 2025년 기업공개(IPO)에 차례대로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티맵모빌리티의 역사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SK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달라'는 제안을 했다. SK텔레콤 이에 화답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조차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 이동통신망과 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실시간 교통 상황을 분석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방식이었다. 현재 티맵 등을 통해 제공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시초 격이다.

초기 월간활성이용자(MAU) 1만명 수준에 그쳤던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는 꾸준히 개선을 거듭했다. 2008년에는 현재의 '티맵'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티맵은 2010년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보급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기존 피쳐폰 시절에는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상당했고, 자체 스크린이 작았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은 자동차에 거치해 지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스크린의 크기가 커졌고, 모바일 데이터 요금 역시 적절했기 때문이다. GPS 성능이 고도화된 것도 주효했다.

SK텔레콤은 처음에는 자사 가입 고객에게만 티맵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했지만, 2011년 하반기부터는 추가 요금을 받고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해당 서비스를 공유했다. 2016년부터는 통신사에 관계 없이 무료로 티맵 서비스를 제공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0년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했다. 분사 직후 투자업계로부터 약 1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 티맵, '국민 내비' 넘어 '모빌리티 슈퍼앱'으로…2025년 IPO '목표'

티맵모빌리티의 가장 큰 무기는 모빌리티 통합앱 티맵이다. 특히 티맵은 지난해 '올 뉴 티맵'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올뉴 티맵은 기존에 내비게이션 위주로 제공되던 티맵 서비스에 공항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연계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티맵에서는 △내비게이션 △주차 △대리운전 △전기차 충전 △공항버스 예약 △택시 호출 △지하철 노선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국민 내비' 반열에 오른 만큼, 해당 데이터를 이용한 협업도 활발하다. 티맵은 주행 중 과속·급가속·급감속 등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점수'를 내고 있다. 2023년 연말 기준, 국내 12개 자동차 보험사 중 9곳은 티맵 운전점수를 활용한 특약 상품을 제공한다. 운전점수가 높으면 보험료 할인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수입차 업계 등과 협력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티맵 오토 공급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BMW에 티맵 오토가 탑재된 모습. /BMW 코리아

최근 자동차 업계의 디지털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VI) '티맵 오토'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의 도로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이용자의 불만이 높았던 수입차 업체와의 협력이 두드러진다. 현재 볼보, 랜드로버, 지프,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티맵 기반의 내비게이션을 채택했다. 티맵 오토는 지난 달 아우토크립트(AUTOCRYPT)가 실시한 사이버보안 평가에서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국제 표준(ISO/SAE 21434)에 따른 보안성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순정 내비게이션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편"이라며 "국산 자동차 업계의 지도에 비해 내비게이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업데이트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순정 내비게이션을 탑재하고도 스마트폰으로 티맵 등을 이용해 길안내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가 공들이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물류다. 특히 정교한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들마일' 화물 운송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미들 마일은 주로 공장과 물류센터, 항구·공항과 물류센터 등의 내륙운송 구간을 뜻한다. 2020년 기준 시장 규모가 37조원에 달할 만큼 유망한 시장이지만, 디지털전환 작업이 더뎌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미래 모빌리티 영역도 준비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과 'K-UAM 드림팀'에 참여하고 있다. K-UAM 드림팀은 곧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2월 '티맵 화물' 서비스를 론칭하며 데이터 기반의 가격 책정을 통해 화물 배차 성공률을 높였다. 또한 위치 기반의 화물 추적 솔루션도 가동해 효율성을 올렸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화물 사업 평가치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티맵모빌리티는 데이터 기반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연내 에비따 기준 흑자전환에 나선다는 목표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29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3% 늘었다. 2021년(745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적자이기는 하지만, 전년 1662억원 대비 손실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관련 기사]

▶'더팩트 혁신포럼 2024' 참가신청 바로가기

▶[알립니다] 인류 삶 바꿀 모빌리티 한눈에···더팩트 '혁신 포럼' 참가 신청 접수

▶[모빌리티 혁신①] 이동 패러다임의 전환, 어디까지 왔을까

▶[모빌리티 혁신②] 민·관, UAM 상용화 박차···실증사업 어디까지 왔나

▶[모빌리티 혁신③] PBV가 불러오는 '맞춤형 이동공간'···선박 자율운항도 '가시화'

munn0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