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기아가 준대형 세단 K8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K8'을 출시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쏘나타, 기아 K5 등 세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꾸준한 상품성 개선 등의 신모델 출시와 더불어 택시 모델 출시 등으로 수요층을 적극 공략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는 올해 1~6월 판매량이 2만22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2% 급증했다. 같은기간 기아의 중형세단 K5는 1만8388대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잠시 판매가 주춤하던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경우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6287대로 전월(5703대) 대비 10.2% 증가했다. 3000대 수준이던 연초 월간 판매량과 비교하면 73% 늘어난 숫자다.
해외 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세단 차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쏘나타는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3.9% 증가한 3만1147대가 팔렸으며, 기아도 올 상반기 K3(현지명 포르테)의 미국 판매가 7만473대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밀려 부진한 판매를 지속해왔다. 실제 지난달 기준 현대차 판매 차종 중 SUV는 총 1만7986대 판매됐지만 세단은 1만6069대로 소폭 적었다. 기아도 SUV 3만1260대, 세단은 1만1150대로 SUV 대비 3분의 1수준이었다.
부진했던 세단 판매의 회복에는 '신차 효과'가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연식 변경 모델인 '2025 그랜저'를 출시했다. 최신 지능형 안전사양인 차로유지보조(LFA) 2와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사양을 전 트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기아는 대표 준대형 세단 'K8'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K8'의 디자인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계약을 시작했다. 더 뉴 K8은 기아가 지난 2021년 4월 K8 첫 출시 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상품성 개선(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디자인의 고급감을 높이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본화, 신규 편의 사양 추가 등을 적용했다.
특히, 더 뉴 K8은 기존에 없던 안전, 편의 사양들이 대거 적용돼 상품성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쇽업소버 감쇠력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주행 중 차량 속도가 변화할 때 서스펜션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가 장착된다.
완성도 높은 외장 디자인으로 변신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판단된다. K8의 경우 기아의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주간주행등(DRL)을 적용, 기아 차종의 통일성을 강조하면서도 미래지향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차 쏘나타 역시 지난해 5월 쏘나타 상품성 개선을 통해 수평형 램프를 적용, 현대차 다른 모델과의 패밀리룩을 이룸과 동시에 스포티하고 단단한 모습을 연출했다.
택시 모델 출시도 세단 판매를 견인한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는 지난 4월 8세대 쏘나타(DN8)의 택시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7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7세대(LF) 쏘나타 택시를 단종한 지 9개월 만이다. 쏘나타 택시는 올해 5~7월 6924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된 구형 쏘나타 택시(2736대) 대비 2.5배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UV가 높은 공간 활용도 등으로 인기가 있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지만, 안락한 승차감을 요구하는 세단의 수요도 늘 꾸준히 있다"면서 " 인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여전히 많다"며 "무엇보다도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신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기 때문에 상품성 개선 등 신형 모델이 나오면 판매가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