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테크' 저물고 '얼죽신' 대세…흐름이 바뀐 이유는?


5년 이하 아파트, 10년 초과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 3배 이상 뛰어
공사비 갈등 등 재건축 사업성 떨어지자 신축 방향전환

최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성 기대감이 줄고 공급 물량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최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과거 '몸테크'(몸으로 때우는 집테크) 방식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완연히 다른 추세다. 신축을 선호하는 이유에는 공사비 상승·공급 부족 우려 등이 꼽힌다. 올해 들어 수도권 신축 아파트 가격도 구축 아파트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8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올해 1~7월 수도권 아파트 연식별 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입주 1~5년차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41% 올랐다. 같은 기간 6~10년차 아파트는 0.31% 올랐고 10년 초과 아파트는 0.13% 오르는 데 그쳤다. 10년 초과 아파트와 비교하면 5년 이하 아파트가 3배 이상 뛴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4년 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주택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 2020년의 경우 수도권에서 10년 초과 아파트는 연간 20.93% 상승해 가장 가파른 오름폭을 보였다. 6~10년은 16.68%, 1~5년은 13.54% 순으로 올랐다. 당시에는 신축 아파트 오름세가 가장 부진했던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이 현상은 유지됐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2023년 매매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를 연식별로 분석한 결과, 준공 10년 이하 구간에서는 거래 비중이 줄어든 반면 10년 초과 아파트는 비중이 늘었다.

구축 아파트가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오르고 공사비까지 오르자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낡은 집에 살며 재건축까지 버티는 몸테크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도 신축 아파트 선호 현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1만8436가구로 지난해의 74% 수준에 그친다. 이 외에도 최근 부동산 실수요자로 떠오른 젊은 세대들이 최신식 설계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과 조합원 분담금 이슈 등으로 수요층이 불확실성이 커진 재건축보다는 신축 또는 준신축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투자 수요가 아닌 실수요이기 때문에 더욱 거주 편의성을 감안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결과, 지난달 다섯째 주 서울의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0.65% 올랐다.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상승률인 0.28%의 2배를 웃돈다. 특히 5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월 넷째 주부터 6주 연속 전 아파트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재건축은 실제 사업 추진까지 장기간 걸려 신축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새 아파트 공급도 덩달아 줄고 있어 당분간 신축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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