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이커머스 지각변동…쿠팡에 찾아온 위기와 기회


유료멤버십 가격 인상 앞두고 사태 터져
국내 시장 재편 속 알리·테무 등과 치열한 경쟁 예고

쿠팡이 이달부터 기존 회원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에 나선다. 사진은 본사 간판 전경.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쿠팡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다. 이달부터 본격 인상되는 유료 멤버십 가격으로 인해 '탈팡족'(쿠팡을 탈퇴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티메프 사태로 이탈 수요를 일부 흡수하면서 우려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전망인 티몬·위메프(티메프) 영향으로 업계 재편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긴장감도 높아졌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쿠팡을 비롯한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이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쿠팡에 따르면 이날부터 유료 멤버십인 '쿠팡 와우회원' 기존 회원 월회비가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된다. 결제일에 따라 인상 시점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결제일이 7일 이후인 고객은 8월부터, 1~6일인 고객은 9월 결제분부터 회비가 오른다. 신규 회원 월회비는 지난 4월 13일부터 7980원으로 먼저 올랐다.

국내 쿠팡 유료 회원이 14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업계에서는 회비 인상 이후 멤버십 해지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쿠팡이 멤버십 인상을 고지한 지난 4월만 하더라도 가격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상당한 규모로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티메프 사태로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티메프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7월 기준 쿠팡 MAU가 전월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쿠팡 로켓배송 트럭. /쿠팡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쿠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월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위메프와 비슷한 오픈마켓인 G마켓이나 11번가가 같은 기간 각각 4.7%, 2.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낮은 편이지만 티메프를 이탈한 수요 일부를 흡수한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분산됐던 소비가 신뢰도 높은 이커머스로 집중되면서 쿠팡도 반사이익을 볼 수 밖에 없다"며 "당초 우려했던 유료 멤버십 해지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무섭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들이 티몬과 위메프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쿠팡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7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누적 결제금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결제추정금액인 2조3227억원에 맞먹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커머스 앱 사용 순위로 봐도 1위인 쿠팡(3129만명)의 뒤를 토종 이커머스가 아닌 알리(2위, 837만명)와 테무(3위, 823만명)가 잇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이번 티메프 사태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중국 이커머스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경우 한국 판매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지난 6월 종료 예정이던 입점 판매 수수료 면제 혜택을 오는 9월까지 연장했다.

이커머스 생태계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자 쿠팡의 고민도 커졌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를 막아내면서도 수익성은 높이고,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처분에 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국내에서 압도적인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의 공세도 거셀 수밖에 없다"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쿠팡의 대응 전략에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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