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선임했다. 최재형 전 의원은 판사와 법원장을 지낸 전형적인 전관 변호사다. 특히 현 대법원장이 후보자 시절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인물로 사법부 인맥도 상당하다. 노소영 관장은 전관 변호사의 인맥을 동원해 상고심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노소영 관장은 이혼 소송 상고심에 법무법인 하정의 강명훈 대표변호사와 함께 최재형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법무법인 하정 관계자는 "최재형 전 의원이 최근 하정에 합류했고 노소영 관장 이혼 소송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최재형 변호사는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대구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8년 1월 감사원장으로 취임한 뒤 임기 6개월을 앞둔 2021년 6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022년 3월 국회의원 서울 종로구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 낙선하면서 변호사로 전업했다.
최재형 변호사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30년 지기다. 최재형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이 후보자 시절 그가 사법부를 이끌 인물이라며 지지했다. 최재형 변호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해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희대 후보자는 법대, 사업연수원 동기로서 법원에서 30여 년 함께 가까이 지내온 제가 아는 최적의 대법원장 후보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치밀하고 논리적인 법리뿐만 아니라, 흔들리지 않은 소신과 겸손함은 법조 후배들의 존경의 대상"이라며 "저에게는 깊은 바다, 맑은 샘물과 같은 느낌을 주는 동료"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모든 후배 법조인들도 조 후보자 지명을 환영하며 조 후보자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회복하는 어려운 길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최재형 변호사를 후원하며 친분을 보이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후보자 시절 열린 청문회에서 '정치인(최재영)을 후원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최재영 의원은) 대학 및 연수원 시절부터 오랜 친우"라며 "2021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자 순수하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1회 100만원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노소영 관장은 전관 변호사를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 30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최 회장)는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SK㈜ 지분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1심 판결(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액 665억원)을 뒤집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의뢰인들은 전관 변호사를 통해 판사와 검사에 영향력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전관 변호사의 선호와 이들의 높은 수임료를 볼 때 변호사의 경험, 지식 말고도 인적 네트워크를 높게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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