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신약 개발에 몰두했던 국내 제약사들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DMO 사업이 신약개발보다 위험부담이 낮고 시장도 커지고 있어서다. CDMO 시장이 5년 뒤 6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은 경쟁하듯 투자를 늘리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5대 제약사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은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관련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함께 원료의약품(API) CDMO 사업을 확장 중이다. 유한화학은 CDMO 사업을 위해 지난해 총 생산능력(CAPA) 70만리터 규모의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을 확장했다. 현재, 화성공장에 신규 API 생산동(HB동)을 추가 증설하고 있으며, 예상 완공 날짜는 오는 12월이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CDMO 사업 핵심 기지로 정했다. 바이오플랜트는 최대 1만2500리터 규모의 배양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생물 배양 방식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있어 단시간내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한미약품은 국내외 바이오 행사에 참석해 잠재 고객에게 직접 바이오플랜트를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은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사업에 진출한다. 경보제약은 지난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프로티움사이언스, 파로스젠과 ADC 관련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CDMO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 상태다.
GC녹십자의 계열사 GC셀은 지난달 유씨아이테라퓨틱스와 키메릭 항원 수용체 자연살해세포(CAR-NK)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발걸음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우선적으로 위탁생산(CMO) 사업에 집중한다.
대웅제약은 최근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MO 사업에 진출했다. CMO 사업으로 초석을 다진 뒤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착공한 대웅바이오 바이오공장은 오는 8월 준공 후 2027년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한다. 향후 공장 설립이 완료되면 대웅제약 및 대웅그룹 관계사의 바이오의약품을 해당 공장으로 이전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CDMO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수익성이 높고 신약개발보다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매출은 지난해 196억8000만달러(약 27조1662억원에서 오는 2029년 438억5000만달러(약 60조5305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향후 6년간 연 평균 9%의 성장세를 보여 오는 2029년에는 8063억달러(약 1117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은 신약 개발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으며, 바이오의약품은 고가이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다. 그로 인해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CDMO 사업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회사에서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