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부가 '전세임대'를 운영하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서도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여야가 제출한 8건의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전세임대 제도를 이용하는 피해자들에게도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지원하고 경매 차익이 부족할 경우 재정 보조를 통해 최장 10년간 임대료 없이 살 수 있게 한다는 지원 방안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임대 방식 자체는 지난해 발표한 것과 똑같으나 전에는 거주 측면에서만 지원했고, 이번에는 경매 차익과 묶어 대안을 발표한 것"이라며 "전세임대 방식도 마찬가지로 경매 차익을 지원하고, 차익이 부족할 경우 재정 보조를 통해 10년간 무상으로 살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정부·여당안에서는 공공임대 거주시에만 경매 차익을 지원하도록 한 방식을 추가 보완한 것이다.
전세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지 못하는 경우 LH가 주택을 낙찰받은 새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어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다가구·신탁사기·근생빌라 등 기존 매입임대를 통한 지원이 곤란한 임차인들을 위해 피해주택을 낙찰받은 새 집주인과 LH가 새롭게 전세계약을 맺은 뒤 피해자에게 다시 재임대하도록 했다. 신탁사기·근생빌라 임차인 등 기존 주택매입이 어려운 경우 피해자가 구해 온 인근 민간주택 집주인과 LH가 계약을 체결해 전세임대를 제공하도록 해 왔다.
이후 정부는 지난 5월 '경매 차익'을 활용한 정부·여당안을 내놓았다. 이는 LH가 경매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해 그 주택을 공공임대로 피해자에게 10+10년간 장기 제공하고, 경매 과정에서 발생한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월세를 차감하게 했다. 만약 차익이 보증금보다 부족할 경우 10년간 재정으로 이를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임대료를 지원하고 남은 경매 차익은 피해자가 공공임대주택에서 퇴거할 때 지급해 보증금 손해를 최대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그간 매입대상에서 제외됐던 위반건축물, 신탁사기 주택 등도 요건을 완화해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매 차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너무 적은 경우 지원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이들이 민간 주택에도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전세임대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도 경매 차익을 지원하고 차익이 부족한 경우 재정 보조로 10년간 무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경매 차익과 재정 보조금액 등 피해 지원 범위는 피해주택의 전세보증금을 초과할 수 없다. 이에 피해자들은 전세임대를 활용할 경우 피해 금액 수준의 주택을 구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해 보증금 규모를 넘어가게 될 경우 피해자 분들이 오히려 이득을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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