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톱3, 북미 시장 '쟁탈전'


토요타, 현대차 충전 동맹 '아이오나' 합류…경쟁·협력 동시에

미국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SUV가 오프로드 시험로를 주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올해 상반기도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과 독일 폭스바겐그룹,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판매량 1·2·3위를 기록했다. 톱3 모두 중국에서는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판매량이 줄었지만, 미국 등 북미에서 늘었다. 북미 시장 중요성이 커진 모양새다.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합계 판매량 361만591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토요타자동차그룹 516만2442대와 폭스바겐그룹 434만8000대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시장 판매량 3위 입지를 굳혔다.

토요타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 현대차그룹 모두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다소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가 수요 둔화로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를 포함한 토요타자동차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줄었다. 일본 내 판매가 22% 줄었다. 내수 판매 감소는 품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돼 3개 차종 생산을 중단한 여파로 보인다. 해외는 4% 증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하며 큰 차이가 없었다. 브랜드별 판매량을 보면 폭스바겐 승용 318만7900대, 아우디 83만3000대, 스코다 44만8600대, 세아트·쿠프라 29만7400대, 포르쉐 15만5900대, 벤틀리 5500대, 람보르기니 5600대 등이다.

현대차·기아도 국내 시장에서 부진했으나 하이브리드(HEV) 라인업 확대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 등으로 해외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내수에서 9.6% 줄었으나, 해외에서 2.0% 증가했다. 기아는 내수에서 8.4% 감소했으나 해외에서 0.01%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 감소가 뚜렷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북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토요타는 북미에서 15%, 유럽에서 10% 증가했으나 중국에서 10% 감소했다. 동남아시아 핵심인 태국에서도 15% 줄었다.

폭스바겐은 서유럽에서 168만1000대를 팔았으나, 중국에서는 134만5000대를 팔며 전년 대비 7% 줄었다. 북미에서 8%, 남미에서 15% 증가하면서 중국 감소분을 상쇄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6% 줄었다.

토요타는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 BMW,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이 참여한 충전 네트워크 구축 목적 조인트 벤처 아이오나에 합류했다. 반테슬라 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있다. /더팩트 DB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2% 감소했으나, 미국은 차이가 없었다. 기아는 중국에서 4% 줄었으나,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6.4% 증가했다. 기아는 미국에서만 4.3% 증가했다. 글로벌 완성차 톱3 중국 판매량은 수요 침체에 업체 경쟁 가열 여파로 줄어든 셈이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톱3 시선은 자연스레 북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자리 잡을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북미 지역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고 있으나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계산에 북미 시장 입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라는 강적과 상대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도 필요시 협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 BMW,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이 참여한 충전 네트워크 구축 목적 조인트 벤처 '아이오나'에 합류했다.

아이오나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최소 3만개 고출력 충전소 포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 미국 표준 충전 규격 CCS와 테슬라 충전 규격 NACS 커넥트를 함께 제공한다.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며 북미 시장에서 반테슬라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변수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체들은 트럼프가 재선하던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던 영향이 없을 것이라 본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지난달 25일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예상되는 인센티브는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같은 달 25일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리쇼어링과 전동화 지지가 낮아지는 것, 관세 부분이 있다. 장기적인 전동화 흐름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책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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