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사과에도 티메프 사태 '일파만파'…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에도 '불똥'


인터파크커머스, AK몰도 정산 지연 공지 올려
리스크 확산으로 피해자 갈수록 늘어날 듯

구영배 큐텐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여파가 인터파크커머스, AK몰 등 큐텐의 다른 계열사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을 소비자와 판매자도 앞으로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도서는 이날 홈페이지에 서비스 일시 중단을 공지했다.

인터파크도서 측은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입점사인 교보문고와 정상화 시점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부득이하게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고객님들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지했다.

이는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정산 지연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국회 질의가 있던 당일 저녁 판매자센터에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인해 판매대금 정산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위메프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이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로 붐비고 있다. /서예원 기자

조 단위로 불어나고 있는 피해금액을 감당할 자금도, 역량도 큐텐그룹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티몬, 위메프 뿐만 아니라 인터파크커머스, AK몰까지 정산이 지연되면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을 소비자와 판매자도 앞으로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 대표는 국회 질의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을 위해 "그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최대 8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닐 뿐더러 피해금액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지난 29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티몬과 위메프에 법원이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피해자들이 당장 돈을 돌려받기는 더 힘들어졌다.

보통 기업의 회생 개시 결정까지는 한 달 가량 소요되지만 티몬·위메프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을 신청하면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법원은 내달 2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심문하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큐텐그룹이 회생이 아닌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그러나 티몬과 위메프가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이 없어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은 물론이고 소상공인들에게도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융당국을 통해 큐텐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피해를 입은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30일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큐텐 자금 추적과정에서 드러난 강한 불법의 흔적이 있어서 검찰에 주말 지나기 전 수사 의뢰를 해놓은 상태고 주요 대상자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 등 강력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정부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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