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티메프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얼마로 추산하고 있습니까?"(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구영배 큐텐 대표)
30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한 구영배 큐텐 대표는 피해 금액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 2월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온라인 쇼핑몰인 '위시'를 인수하는데 티몬과 위메프의자금을 쓴 사실도 인정했다.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민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했다. 구 대표는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 발생 이후 22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무위 현안 질의에서 구 대표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과 판매자, 파트너,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에 따르면 큐텐 그룹에서 이번 피해 복구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8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다만 구 대표는 "이 부분을 다 투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산 자금으로 바로 쓰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구 대표는 이번 사태로 발생한 피해액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영배 대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구 대표가) 시간 끌기하며 채무불이행 하겠다는 것 아니냐. 폰지사기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자 구 대표는 "지난 2주 동안 (본인)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 2월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온라인 쇼핑몰 '위시' 인수에 티몬과 위메프 자금을 쓴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인수 자금이 어디에서 나왔냐는 의원들 질의에 구 대표는 "현금으로 들어간 돈은 한화 약 400억원이었고 그 돈에 대해 일시적으로 티몬과 위메프 자금까지 동원했다"면서 "다만 이는 한 달 내 바로 상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정산 지연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 정산과 변제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사업이 중단되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여건을 마련해 주신다면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구 대표와 함께 현안 질의에 출석한 류광민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재무적인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류광민 티몬 대표는 "티몬에는 재무조직이 없다"며 "국내에서는 큐텐테크에서 재무적인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에 재무 조직이 없는 이유와 관련해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재무 리더들이 사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는 "기회를 주신다면 피해를 복구하는 데 자본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가격이 중요한 경쟁 요소이고 이 부분 경쟁이 격화돼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구조적으로 글로벌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는 "글로벌 확장으로 빠르게 구조조정하고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정무위 현안 질의에 출석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저희(금감원)와의 관계에서 계속 보여준 행동이나 언행을 볼 때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었기 때문에 말에 대한 신뢰는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주부터는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고 자금 추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강한 불법의 흔적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주말이 지나기 전에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고 주요 대상자에 대한 출국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해둔 상태"라며 "20여 명 가까운 인력을 동원해 검찰에 수사인력도 파견해 뒀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이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