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버타운' 공급 촉진…건설업계 미래 사업 주목


정부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발표
건설업계, 실버타운 중·장기적 사업 검토 중

한국은 내년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확실시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대한민국이 내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다. 지난 10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으로 전체(5126만9012명)의 19.51%다. 국민 5명 중 1명은 노인인 셈이다. 내년에는 2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초고령사회를 대응하기 위해 고령층 친화적인 주거공간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결합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내놨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래 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실버스테이(민간임대)·고령자복지주택(공공임대)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 친화적 주거공간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버타운은 40개소 9006세대, 고령자복지주택은 3956세대에 그친다. 이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1000만62명)의 0.12%만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사업자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실버타운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토지·건물의 소유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사용권만 있어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완화하기로 했다.

신(新) 분양형 실버타운도 도입한다. 인구감소지역(89개소)에 설립해 지역 인구 소멸을 막고 지방의 소비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학·숙박시설 등 도심 내 유휴시설과 군부대 이전 부지 등 유휴 국유지를 시니어 레지던스로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이 외에 리츠의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사업 진입 촉진을 위해 화성동탄2지구 등 택지 지원도 추진한다. 내년까지 신도시 택지 3곳을 지원한다.

중산층 시니어를 위해서는 실버스테이를 새로 공급한다. 고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실버타운과 저소득층 대상의 고령자복지주택에 이어 중산층을 위한 실버스테이를 만들어 고령층의 다양한 주거 수요를 맞추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실버타운 관련 각종 규제를 풀어 시니어 레지던스에 거주하는 비중을 지난해 기준 0.12%에서 오는 2035년까지 3%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 방안이 발표되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많아 해당 사업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래 사업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마곡지구 복합단지 내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VL 르웨스트를 공급한다. 사진은 VL 르웨스트 투시도. /롯데건설

◆ 실버타운, 미래가치 내다본 건설사…현재 상황은

롯데건설은 서울 마곡지구 복합단지 내에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VL 르웨스트'를 공급한다. 입주는 오는 2025년 하반기 예정이다.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총 810세대 규모 규모로 조성된다. 고령층 수요자의 특성을 감안한 의료 케어, 입주민 서비스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보바스기념병원·이대 서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단지 내 건강관리센터 운영을 통한 입주민 대상 전문의 진료·건강검진도 이뤄진다. 또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센터와 차별화된 시니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초고령 사회 주거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니어타운 비즈니스모델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VL 르웨스트에 롯데건설만의 시니어 특화 설계와 VL만의 특화 서비스인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개발되는 서비스를 도입해 시니어 레지던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최근 신한라이프케어와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노인복지주택 사업 모델 개발, 노인복지주택 공모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투자·개발 협력 등이다. 현대건설은 주거종간 건설기술·노하우와 신한라이프케어가 노인주거복지시설을 운영하며 확보한 경험·전문 시스템을 결합해 시니어 세대에 최적화된 주거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니어 헬스케어 전문기업과 초기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상호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수요에 대응 가능한 주거 모델·상품 개발에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협업해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은평 편익5 시니어 레지던스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축허가를 취득했고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이다. 또 경기 용인시 고기동 일대 902세대 규모 실버타운 조성사업 도급계약을 맺었다.

건설사들은 실버타운 등 시니어 주택 사업이 미래 먹거리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팩트 DB

대우건설은 국내 부동산개발업체 MDM그룹과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선보였다.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에 자리한 호텔식 실버타운이다. 케어 프로그램과 부대시설, 전담 영양사가 준비하는 건강식 식사, 하우스키핑,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는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실버타운·시니어 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실버타운 사업에 있어 대규모 초기자금비용 등 당장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실버타운 등은 (건설업계에서) 미래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즈코리아가 발간한 '한국 시니어 하우스 현황 리포트'에서는 "최근 경제적 여유가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며 기존의 노년층과는 달리 적극 양질의 주거 서비스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복지시설의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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