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2분기 호실적에도 대폭 하락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19만5600원) 대비 4.35%(8500)원 하락한 18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띠다 19만1300원으로 장을 시작해 하락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5일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20만8500원) 대비 8.87%(1만8500원) 내린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9.35% 급락하면서 18만9000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9만원 아래로 내린 것은 지난달 5일(18만8000원) 이후 처음이다. 또한 2020년 3월 18일(9.08%) 이후 4년 4개월여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최근 거둔 역대급 실적과 상반된 행보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 손실 2조8821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5조원대 흑자를 낸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이다.
2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6조4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했다.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였다.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에도 주가가 맥을 추리지 못한 것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HBM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6% 넘게 하락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12.33%), 메타(-5.61%), 알파벳(-5.04%) 등 기술주들이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금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 온 미국 7대 기술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M7)'의 종목 중 4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다. 오는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1일 메타와, 내달 1일 애플, 아마존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주에 AMD, 퀄컴,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M7의 실적 발표로 국내 증시가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급락 배경은 3가지로,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AI 산업 성장성 훼손에 대한 우려 재확산과 M7 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 7월 이후 테크주 주가 조정 지속에 따른 기술적·기계적인 매도 물량"이라며 "그러나 아직 M7 중 다섯 업체 실적이 대기하고 있으며,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여타 M7 주식들의 실적 발표 이후 분위기가 다시 한번 반전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조정이 과도하다며 향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조정은 실적의 질과 향후 개선 방향성을 고려하면 다소 과도하다"면서 "SK하이닉스는 오는 3분기 영업이익 7조2000억원, 4분기 9조원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모두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증권사에서 제시한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은 상상인증권이 제시한 35만원이다. SK증권은 34만원을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31만원, DB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은 30만원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