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수요 잡자"…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CXL 경쟁 격화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러브콜'에 HBM 선두
삼성전자, CXL 표준 확보 나서며 '잰걸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맞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띈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술 상용화 등을 두고 경쟁을 펼치며 AI 시대에 맞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HBM은 기존의 D램보다 연산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만큼, AI 시대의 개화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HBM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승기를 쥐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AI 반도체로 주목받기 시작한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굳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MB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제품도 공급을 시작했다. 5세대 HBM3E 12단 제품 역시 올해 안에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6세대 제품을 내년 하반기에 출하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4세대 HBM 제품인 HBM3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처음으로 통과했지만, 5세대인 HBM3E는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의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5%, 마이크론 9%로 집계됐다.

HBM과 CXL은 AI 시대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로 꼽힌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CXL을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세운다는 목표다. CXL은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CXL은 메모리 반도체 D램의 일종인 'CMM-D'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스토리지 등의 종류의 프로세서를 하나의 시스템에 연결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CXL은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데 그 잠재력이 있다. 기존에는 데이터센터에서 저장공간을 늘리기 위해 별도의 서버를 증설해야 했다면, CXL D램을 사용할 경우, 서버 1대 당 메모리 용량을 약 10배 정도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 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8년 CXL이 본격 상용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CXL을 적용하는 CPU가 이미 시장에 출시된 데다가, 2027년부터는 모든 CPU가 CXL과 연동되도록 설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을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3월에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CXL 기반 D램인 CMM-D, D램과 낸드를 함께 사용하는 CMM-H, 메모리 풀링 솔루션 CMM-B 등 다양한 CXL 기반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올해 2분기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15곳과 함께 2019년 CXL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생태계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CXL 관련 경쟁력을 부지런히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CXL 2.0 메모리 확장 솔루션,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 컴퓨테이셔널 메모리 솔루션 등 3가지 솔루션으로 CXL 메모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CXL 기반 96GB와 128GB 제품의 고객 인증을 마친 뒤, 올해 안에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XL 시장은 2022년 약 24억원에서 2028년에는 약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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