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티몬, 위메프 등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 큐텐(Qoo10)의 정산·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한 여행 업체들이 플랫폼(티몬·위메프)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조속한 대금 지급을 요청한 여행 업계는 큐텐의 향후 대응에 따라 법적 조치까지 감행할 것을 예고했다.
25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 여행사가 티몬과 위메프에 상품 판매 대금을 지급하라며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지난 6월 진행된 여행 상품에 대한 정산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에 응하지 않으면 티몬·위메프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기존 상품을 모두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티몬·위메프에서 판매된 여행 상품이 대량 취소된다면 소비자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티몬·위메프로부터 취소 상품에 대한 환불 금액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티몬은 결제 대행 서비스가 취소돼 계좌이체 방식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환불 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오면서 본사 건물을 직접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취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소비자는 예약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다시 예약해야 한다. 여행사는 티몬·위메프에서 구매한 상품을 결제 취소 혹은 환불한 뒤 재결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티몬·위메프로부터 환불을 받지 못한다면 결제를 두 번 하게 된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3, 24일 큐텐에 내용증명을 보내 이날 오후까지 6월 여행 상품에 대한 대금 지급을 요구했다. 응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해지하고 판매한 여행 상품을 일괄 취소한다. 여행 출발일이 임박한 상품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정확한 취소 날짜 기준은 이날 오후 큐텐의 정산금 지급 여부에 따라 공지할 것이라고 하나투어 측은 설명했다.
여행 상품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항공, 숙박업소 수수료는 하나투어가 부담하게 된다. 여행 상품 결제에 대한 소비자 환불은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정대로 여행 출발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기존 구매했던 상품 금액과 조건을 맞춰서 자사 상품으로 다시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역시 큐텐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 골자는 상품 대금을 일괄 지급하고 그렇지 않으면 플랫폼에서 결제한 여행을 모두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모두투어는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티몬·위메프 구매 여행 상품은 차질 없이 출발시키지만, 오는 8월부터는 일괄 취소할 예정이다. 항공, 숙박업소 수수료는 하나투어와 마찬가지로 회사 측에서 부담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미 정산 예정일이 지난 뒤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계약 사항이 위반됐으니 사실상 플랫폼 계약도 해지됐다고 보고 있다"며 "만약 큐텐이 오늘 미정산 금액을 지급한다면 대응을 다시 논의할 수는 있지만, 기대하지 않는 상황이다. 항공권이나 숙박 수수료로 발생할 손실은 어디서 구제받을지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참좋은여행은 전날 출발 여행 상품부터 취소 절차에 돌입했고 출발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자사에서 다시 결제하라고 공지하고 있다. 이 회사도 전날 티몬과 위메프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여행 업계는 미정산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사내 법무팀과 법정 대응을 포함한 후속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 측이 마땅한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여행사에 대한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 하락까지 겪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시장에서 모두투어는 전일 대비 2.3% 떨어진 1만2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2.62% 하락한 5만2000원, 참좋은여행은 0.17% 내린 579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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