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가 자신을 향해 제기된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의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자연인'으로서의 발언이라고 선을 긋는 한편, 공직에 나설 경우 이를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이날 여당 측은 이 후보자의 대전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적 이용 논란과 정치적 편향성 등을 두고 후보 자질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 본사 보도본부장 시절 주로 5성급 특급 호텔에서 5000만원을, 대전MBC 사장 시절 골프장에서 2000만원을 결제한 사실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이 후보자가 백화점에서 30번 넘게 법인카드를 사용한 일도 지적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 역시 이 후보자가 MBC 재직 시절 골프장과 유흥주점 등에서 1500만원을, 거주지 인근 슈퍼마켓에서 수십 만원을 쓴 사실을 문제 삼았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이 후보자가 주말에 약 8500만원어치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단 1만원도 쓴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업무상 목적 외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의 SNS 상의 '막말 논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앞서 이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세월호 참사 당시 추모 리본을 두고 "나라 앞날이 노랗다"고 썼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MBC, KBS는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불러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펌훼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여의도 KBS 본관을 박정희 센터로 변경하자는 주장에 "멋진 생각"이라고 답변하는 등 편향된 정치 시각을 여러 차례 드러내 자격 논란에 휩쓸렸다.
이 후보자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글 동의 논란은) 아는 사람의 글에 무심코 '좋아요'를 누른 것"이라며 "공직에 임명된다면 앞으로 SNS에서 좋아요를 표시하는 것에도 조금 더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SNS에 올린 많은 글은 정당인이나 자연인으로 활동할 때의 글"이라며 "언론인·경영인으로서 문제가 있다면 지적을 달게 받겠지만 아무런 소속이 없이 자연인으로서 말한 것들에 대해 말씀하시면 그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후보자는 '2인 방통위'의 책임을 또다시 국회로 돌렸다. 그는 "야당에서 한시바삐 2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해주시고 여당에서도 한 명을 더 주천해주시면 좋겠다"며 "(2인 방통위 사태는) 국회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현안 질의에서 현재 넷플릭스와 구글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비해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기업이 망사용료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실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업체만 망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비대칭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며 "방통위원장이 된다면 이 부분을 특히 주목하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오는 25일까지 이틀 간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장관급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 동안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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