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회사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개선 방안을 만들고 있다. BGF리테일은 올해 들어 업계 1, 2위를 다투는 경쟁사 GS리테일에 비해 영업이익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최초 노동조합이 결성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속에서 지난해 11월 부임한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가 회사 수익성을 되돌리며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 임원진은 이달부터 토요일마다 출근하며 경영 현안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승배 대표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내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최근 불경기, 소비 침체 등 영향으로 편의점 업계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BGF리테일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11.6% 하락한 326억원이다. 같은 기간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16.3%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은 우상향했지만 수익성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수익성 감소 이유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신규 출점 등 추가 지출이 큰 영향이다. 신규 점포가 증가하면서 판매 관리비·인건비·물류비 등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의 영업이익률도 감소하고 있어 고민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3.1%로 전년 대비 0.2%포인트(p) 감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7%로 지난해 1분기 2%보다 0.3%p 하락했다.
1분기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난 5일 BGF리테일의 주가는 연간 최저치 9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이 회사가 BGF에서 인적분할된 후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종가 기준 BGF리테일 주가는 10만2700원이다.
BGF리테일은 내부적으로도 경영 고민이 큰 상황이다. 직원들이 지난 6월 복지, 성과급 감소, 경영진의 배당 등을 이유로 편의점 업계 최초 노동조합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당시 직원들은 BGF리테일이 지난해 역대급 매출액,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줄이고 경영진 배당금은 높였다는 데 반발했다. BGF리테일은 이달부터 노사 간 교섭 과정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은 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전체 매출액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상품군에 힘을 줄 계획이다. 특히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은 '두바이초콜릿'을 발빠르게 출시했다. 두바이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대신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 선보였고 초도 물량 20만 개가 하루 만에 완판됐다.
지난 4월 BGF리테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해외 사업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4월 말 기준 BGF리테일은 해외 CU 지점을 몽골에 395개, 말레이시아에 143개, 카자흐스탄에 4개 운영 중이다. BGF리테일은 올해 들어 매달 신규 출점에 나서며 연말까지 46개 점포를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비용 비율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했다. 지난 2022년에는 전체 매출액 비용 중 0.13%를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지만, 지난해 0.07%, 올해 들어서는 0.06%로 비중을 낮췄다. GS리테일이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용 비율을 늘린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포켓CU'의 개발을 완료하면서 연구개발 비용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신규 점포의 인테리어, 시설 투자 등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 출점이 늘면 단기적인 투자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내외 경제 상황도 어렵기 때문에 BGF리테일의 고민도 클 것"이라며 "편의점은 날씨에 민감한 업종인데, 최근 폭염과 폭우가 이어진 영향으로 방문객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민승배 대표이사는 지난 1995년부터 28년간 BGF그룹에서 근무했다. 프로젝트개발팀장, 커뮤니케이션실장, 인사총무실장, 영업개발부문장 등 주요 부서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11월 대표이사직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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