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취임 두 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돌연 사임했지만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DL이앤씨 측 입장만 있을 뿐이다. 서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자 DL이앤씨는 박상신 DL건설 대표를 겸직하게 했다. 박 대표 겸직 배경에 대해서는 '리더십' 키워드를 강조하며 중·장기적 사업연속성과 속도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으로 안건이 통과되면 박 대표는 공식적으로 DL이앤씨 대표가 된다. 박 대표 체제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영재 DL이앤씨 대표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측에 사의를 밝혔다. 지난 5월 대표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이다. 구체적인 사의 배경에 대해서는 사측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서 대표는 현재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박상신 DL건설 대표가 DL이앤씨 대표까지 겸직하게 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일단 박 대표가 DL이앤씨 대표직도 겸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겸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박 대표는 과거 대림산업·고려개발·진흥기업 대표를 지낸 주택전문가"라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중·장기적 사업연속성과 속도를 감안해 겸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위기극복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오는 24일 주주총회소집 공시가 나갈 예정이다. 다음 달 14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DL건설 대표를 DL이앤씨 신임 대표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상신 주택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이 공지될 예정이다"며 "이날 안건이 통과되면 대표로 공식 선임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현재 DL이앤씨 주택산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1962년생인 박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했다. 삼호 경영혁신본부장을 역임한 뒤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고려개발, 진흥기업에서 대표를 지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방안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주택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 대표가 다음 달 14일 DL이앤씨 대표로 공식 선임이 되면 DL이앤씨·DL건설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룹 내에서 주택사업을 담당하며 여러 성과를 내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7년~2020년 대림산업 대표 시절에는 1조원 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참고로 DL이앤씨·건설 실적은 엇갈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901억원) 대비 32.5% 줄었다.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가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DL건설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4억원) 보다 12.5% 늘었다.
때문에 박 대표가 공식 선임되면 DL이앤씨·건설의 주택사업 수익성 확보가 1순위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