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입점 업주 부담 수수료가 44% 인상됐다는 일각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며 최근 요금제 개편과 관련한 불만 여론에 반박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용료 인상과 배달비 인하를 반영한 총 부담액 기준 인상률을 감안하면 인상율은 최대 7.9%이며 변경된 중개이용료는 경쟁사와 동일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물가 등 경기 불안정, 소상공인 부담 증가 등의 주범으로 배달플랫폼이 지목되면서 정부에서도 관련 대처에 나서는 모양새다. 배달앱의 수수료, 배달비가 물가인상으로 이어지고 외식업 소상공인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다.
이달 초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배달료 지원 검토에 나섰고 지난 17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에 현장조사를 나가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공정위 현장조사는 최근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 수준으로 주문중개이용료를 인상하면서 업주들의 비난 여론이 집중되자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 업계에서는 외식물가 상승과 식당업주 부담 증가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수수료율을 높인 것이 업주에게 부담을 더 줄 수 있지만 배달앱 수수료보다는 식자재 물가,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부담 등 외식경영 기초 요소의 부담분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는 부분은 조명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희찬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는 "외식업장의 매출액에서 비용 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재료비와 인건비로 보통 각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프라임 코스트(prime cost)라고 일컫는다"며 "최근 물가인상 주범으로 배달앱이 지목되고 있지만, 사실 지난 수년 간 원자재, 인건비 상승압박으로 외식업주의 마진율이 훼손되는 상황이 문제의 핵심이며 이에 대한 대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메뉴 가격을 인상한 외식업주의 90.3%는 메뉴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식재료 비용 상승'을 꼽았다. 메뉴 가격 인상 이유로 '배달수수료 부담'을 응답한 업주는 전체의 0.61%에 불과했다.
식재료 비용 상승 외에는 프랜차이즈 본사 지침(2.81%),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2.19%), 고용난으로 인한 업무인력 부족(1.40%) 등이 뒤를 이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정하는 여러 가격 인상 정책도 외식물가 인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자재 가격 인상폭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외식물가와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외식물가 상승 원인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지목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가공식품·외식 물가의 핵심은 원재료보다 인건비·임대료에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음식점업 취업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월례 간담회에서 말했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앱을 이용하는 외식업체 비중은 28.7% 수준으로 배달앱에 입점하지 않고 매장 장사만 하는 식당이 여전히 70%에 달했다. 배달 주문을 통한 매출액이 외식업체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4%였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올 초 발표한 '2024 소상공인 경영전망 실태조사'에서도 소상공인 10명 중 5~7명이 올해 경영악화 주 원인으로 △경기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원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을 꼽았으며,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등 임차 비용 부담 등 그 뒤를 이었다. '플랫폼 등 수수료와 홍보비 인상'을 경영악화 요인이라고 답한 소상공인은 3.2%에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주 부담과 관련해 배달앱이 원흉으로 몰리는 상황은 수수료 인상 제어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으나, 실제 업주에게 가장 크게 부담을 주고 있는 요소에 대한 정부 대응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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