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이노·E&S 합병 동의…에코플랜트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 재편


SK이노·E&S, 11월1일 합병 절차 마무리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편입

SK(주) 이사회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을 승인하며 SK그룹 리밸런싱을 본격화한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SK그룹 지주사 SK㈜가 'SK 리밸런싱'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과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우량 자산 내재화와 미래핵심사업 간의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SK㈜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SK이노베이션-SK E&S의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재편 과정이 끝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모두 과반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주사는 미래 핵심 사업인 에너지∙환경 사업에 대한 지분을 크게 늘려 사업 성장의 성과를 확보하고, 동시에 자회사들은 그간 분산돼 있던 사업 핵심 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 개선 및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SK㈜ 관계자는 "SK㈜가 보유한 지분가치 중 약 80%가 자회사 지분이며 나머지 20%가 글로벌 자산과 자체 투자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어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구조"라며 "중복되는 영역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궁극적으로 SK㈜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포트폴리오 재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오른쪽)과 추형욱 SK E&S 사장이 18일 합병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SK㈜는 에너지, 반도체, AI, 바이오 등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만큼,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자회사들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그룹의 지속가능성 강화 △성장분야 육성 등 지주회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하게 된다. 합병는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1월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합병에 따른 존속법인은 SK이노베이션이 된다.

양사가 합병하면 자산 100조원, 매출 90조원 이상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양사간 합병에 따른 시너지로 기존 에너지 사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에서의 신규수요 창출 및 시장확대 등 효과가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 SK E&S의 가스개발, 천연가스(LNG) 트레이딩, 발전사업이 결합돼 일부 중첩된 기능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양사가 각각 추진했던 전기화 사업도 탄력 받을 전망이다. 양사가 에너지 사업과 전기화 사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춘 '종합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며 주주환원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SK에코플랜트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반도체 모듈과 산업용 가스 회사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반도체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환경 사업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반도체 관련 사업에 환경 사업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이번 리밸런싱 작업을 통해 미래 핵심 사업인 에너지∙환경 사업에 대한 지분을 크게 늘려 사업 성장의 성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SK(주)

SK㈜가 반도체 모듈 재가공 회사 에센코어를 보유한 투자목적법인(SPC) S.E.Asia 지분 100%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반도체용 산업가스 제조 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지분 100%를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한 신주와 교환해, 결과적으로 SK㈜의 반도체 사업 자회사 두 곳이 SK에코플랜트 산하로 재편된다. 에센코어는 홍콩에 본사를 둔 반도체 모듈 기업이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질소·산소·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SK㈜는 이번 구조 개편으로 3개 회사가 가진 역량이 결합해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 분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SK에코플랜트가 환경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반도체용 산업용 가스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구축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에센코어의 환경 분야 사업을 결합해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SK테스를 통해 IT 자산을 수거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파기하고 메모리 반도체를 재활용·재사용 하는 'ITAD' 사업을 하고 있다. SK테스는 에센코어 고객 채널을 활용해 리사이클링을 위한 물량을 확보하고 물류 채널을 결합해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산업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우수한 설계 및 시공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산업용 가스 설비 구축과 운영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각 사의 장점을 살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두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 및 미래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무안정성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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