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뉴욕증시가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술주 하락 속 혼조 마감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9%(243.60포인트) 오른 4만1198.0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급락하는 모습이었다.
S&P500 지수는 1.39%(78.93포인트) 내린 5588.27에, 나스닥 지수는 2.77%(512.42포인트) 떨어진 1만7996.92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가 1만8000만 이하로 마감한 건 지난 1일 이후 처음이다.
S&P500과 나스닥 하락은 기술주들이 이끌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더 엄격한 수출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도세가 확산됐다.
이와 더불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도체 칩 제조 산업에서 대만의 지배력을 겨냥한 점도 작용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지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단 "그들은 우리에게서 반도체 사업의 100%를 빼앗아 갔다"면서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은 현재 구축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 심리를 강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엔비디아는 6.64%, TSMC 2.37%, 브로드컴 7.91% 하락했으며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는 5.7%, 애플 2.53%, 마이크로소프트 1.33% 등 주요 기술주들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이크 딕슨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전략 책임자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일부 메가캡(초대형주)을 매도하고 일부 차익을 실현, 일부 경기 순환형 기업을 매수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실적 발표 때까지 계속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국채금리도 내려가는 모습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5bp(1bp=0.01%포인트) 내린 4.143%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11일 이후 최저치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0bp 하락한 4.425%로,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86% 오른 83.07달러에 거래됐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9월 북해 브렌트유는 1.72% 오른 85.17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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