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2년 여간 1만원대를 횡보하던 한양증권이 사흘 만에 1만5000원대까지 주가 급등에 성공한 가운데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한양증권은 전 거래일(1만3950원) 대비 7.53%(1050원) 상승한 1만5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장 초반 1만721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선주도 전 거래일(1만4100원) 대비 6.24%(880원) 상승한 1만4980원에 장을 마쳤다.
한양증권의 급등세는 이달 11일부터 이어졌다. 10일 전 거래일 대비 1.83% 상승한 1만1700원에 장을 마치더니 11일과 12일 각각 9.32%, 9.07%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해서다. 15일까지 나흘간 오른 주가는 28.20%, 16일 장에서도 6%대 강세를 이어가면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2일(9950원) 이후 올해 2월 2일까지 약 1년 5개월째 1만원을 밑돌았고, 이후 5개월 간 1만원대에 그친 주가와 대조적인 결과다.
한양증권의 과거 주가가 침체한 배경은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양증권은 2021년 연간 영업이익으로 1162억원을 기록했다가 1년 만인 2022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372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은 463억원에 그치면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부채비율도 2021년 277.8%, 2022년 227.2%, 2023년 256.9%에서 올해 1분기 756.4%로 폭증해 재무 리스크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양증권은 2년 여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한양증권의 강세는 최근 증권주에 이어진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뿐 아니라, 매각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이슈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의 한양증권을 상쇄한 것은 물론 주가를 통해 미래 전망까지 밝힌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한양증권 매각과 관련한 논의했으며, 15일 오전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양증권 측은 이날 "최대 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과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본 건과 관련해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에 투자자들도 한양증권의 새 주인을 주목하고 있다. 인수자에 따라 한양증권의 재무나 실적 상태가 개선돼 주가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해석에서다.
한양증권의 체급과 최근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진 증권가 분위기 등도 이번 매각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힘을 더한다. 업계에서도 한양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 4964억원으로, 국내 30위권 중소형 증권사로 체급이 큰 편으로 잠재적 인수 후보들의 물밑 작업이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사례 중에선 △2018년 J&W파트너스의 SK증권 인수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인수 △우리금융의 한국포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이 있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이 알짜매물로 거론됐던 만큼 인수에 관심있는 금융사들이 몇 군데 언급되고 있기도 하고 인수를 타진하려는 작업이 부단히 이뤄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와 우리금융그룹, 비금융사인 LX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LX그룹은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KCGI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