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드업계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나 홀로 건전성 지표 개선을 보이면서 업계에선 그 이유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고금리 상황 등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결과라고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2분기 이후에도 우량 회원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1.16%로 직전 분기(1.27%) 대비 0.1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연체율 관리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73%에서 1.82%로 뛰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1.86%→2.14%) △현대카드(0.97%→1.04%) △롯데카드(1.80%→1.94%) △하나카드(1.99%→2.30%) △우리카드(2.00%→2.28%) 등 대부분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나빠졌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고정 이하 부실채권(NPL)비율 역시 0.94%에서 0.85%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감소했다.
실제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올해 들어 1%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올 1분기 말 전업카드사 8곳(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 우리, 하나, 비씨)의 1개월 이상 평균 연체율은 1.85%로 지난해 말 1.64% 대비 0.21%포인트 높아졌다.
업계에선 삼성카드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고삐를 죈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카드는 금리상승으로 가계 상환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대출서비스 취급액을 줄였다. 3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장·단기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약 4조2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줄었다.
건전성 개선 효과로 대손비용을 절감하며 순익도 개선됐다. 3월 말 기준 삼성카드 순익은 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1452억원) 대비 22.1% 상승했다.
아울러 삼성카드는 대안 정보와 머신러닝 등의 평가 기법을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꾸준히 고도화해 상환 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 회원들의 한도를 늘렸다. 부실 발생 확률이 높은 회원의 한도는 축소하는 방식이다. 이는 통상 신용평가사(CB)의 신용평가 결과를 중심으로 한도를 책정하는 타 카드사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삼성카드의 연체율 등 건전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카드는 건전성 관리를 토대로 2분기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카드는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1608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0.8% 늘어난 셈이다. 삼성카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1.05%로 추정됐다. 1년 전 대비 0.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판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142억원을 예상한다"며 "전 분기는 외형성장을 조절했지만 2분기는 마케팅비용을 일부 확대하고 목표한 한 자릿수 초반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줄이며 건전성을 관리했다"며 "3개 분기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파악된다. 건전성 관리에 따른 실적호조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카드는 2분기 이후에도 우량 회원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죌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등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한 결과"라며 "2분기 이후에도 우량 회원 중심으로 리스크 및 건전성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