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국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주도권을 가질 전망도 나온다.
◆ 한앤코,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성공…볼트온 전략 추가 인수 기대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최근 약 4조7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마쳤다. 당초 목표했던 4조4000억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결성된 투자 펀드 기준 최대 규모 마감에 성공했다.
출자자 구성은 아시아 35%, 미국·캐나다 등 북미 30%, 중동 20% 등 고루 분포됐다. 지난 3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1억달러(1380억원) 이상을 출자한 출자자의 93%가 후속출자에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에 한앤코는 4호 블라인드 펀드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볼트온(기업 인수 뒤 유사 업체 인수해 시장 지배력 확대) 전략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유관 업종 추가 인수나 새로운 업종 인수도 기대를 모은다.
한편 한앤코는 올 초 미용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을 통해 동종업종인 사이노슈어를 인수하며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 추가 인수를 단행했다. 또 올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산업용 필름 부문 합작법인(JV) 지분율 확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SK마이크로웍스와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스 등 동종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 IMM PE-스틱인베 컨소,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우협대상자 선정
올해 M&A 시장에서 여러 기업이 참여해 경쟁을 벌인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 등 사모펀드 운용사 연합 품에 안길 전망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주관한 UBS와 KDB산업은행은 최근 IMM PE와 스틱인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IMM PE-스틱인베 컨소시엄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전체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IMM PE와 스틱인베가 각각 6500억원을 인수 대금으로 투자하는 구조로, 지분도 절반씩 나눠 갖는 형태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는 효성그룹이 2018년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된 효성화학에서 폴리프로필렌(PP)과 나일론 필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씻는 데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가스 등 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최근 PP 수요가 부진하면서 효성화학 재무 상태에 빨간불이 켜지자 1조원이 넘는 몸값을 평가받은 특수가스 사업부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IMM PE와 스틱인베를 비롯한 국내외 PEF 운용사들이 대거 참전해 경쟁을 벌였고, 양사가 힘을 합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효성화학 측은 "세부적인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추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 VIG파트너스, 프리드라이프 지분 일부 KKR에 매각
국내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를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넘긴다.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지분 일부를 KKR에 매각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거래 지분과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KKR이 프리드라이프의 기업가치를 약 1조원대로 책정한 만큼 수천억원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VIG파트너스 측은 "VIG 3호와 4호 펀드 공동으로 경영권 지분 약 80%를 보유한 프리드라이프의 지분 일부를 글로벌 투자회사 KKR이 취득한다"고 밝혔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VIG파트너스 입장에서 수익 창출보다는 프리드라이프의 몸값을 높게 평가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경영권을 확보한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에 자산운용본부를 신설하고 KB자산운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자산운용 용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VIG파트너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재도전하면서 숏리스트(최종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번 프리드라이프의 가치 책정이 성과 입증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일부 지분 매각 후에도 경영권 지분은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