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美 '틈새시장' 찍고 동남아 접수?…글로벌 영토 확장


세계 1위 미국 시장서 틈새 시장 공략
동남아 신흥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영업망 확대 나설지 관심

현대해상이 세계 1위 보험시장인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니치마켓(틈새시장)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현대해상이 세계 1위 보험시장인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니치마켓(틈새시장)'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을 꿰뚫은 현대해상은 또 다른 시장을 물색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향후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신흥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영업망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세계 1위 미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해상 미국지점은 2021년 수입보험료로 934억원을 벌었다. 이어 △2022년(1190억원) △2023년(1532억원)으로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보험시장이 가장 큰 국가로 알려져 있다. 세계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은 글로벌 보험시장의 43.7%를 차지한다. 거둬들인 총보험료는 2조9600억달러로 세계시장 7위 수준인 우리나라(1830억달러)와 약 16배 차이다.

현대해상이 미국 글로벌 보험사들 사이에서 경쟁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STP를 통한 니치마켓 공략이다. STP 전략이란 시장을 세분화하고(Segmentation), 세분된 시장 중 표적 시장을 선정하고(Targeting), 선정된 표적 시장에서 최적의 위치를 선점하는(Positioning) 전략이다.

미국지점은 자본금 규모에 맞는 최적화된 시장을 찾아 개인성 주택종합보험이라는 니치 마켓을 선별했다. 유연하게 대처가능한 보험 판매채널과의 단독 제휴를 통해 미국 동부지역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앞서 현대해상 미국지점은 1994년 뉴저지에 설립됐다.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의 현지공장 설립을 계기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2006년 9월에는 미국 투자법인을 설립해 사업 범위를 보험에서 자산운용으로 확장했다.

현대해상이 뉴욕주에서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주택종합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2년 2월이다. 2014년에는 뉴저지주로, 2015년에는 캘리포니아주로 판매지역을 확대했다. 2015년 4월에 캘리포니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함으로써 미국 서부지역의 영업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하와이주에서 영업인가를 받아 현지 주택종합보험 영업을 개시했다. 2022년 7월엔 캘리포니아 주에 상업용 자동차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재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기존 상품의 인근 주(州) 확대판매 및 신상품 출시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향후 미국 내 한국계 기업들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할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니치마켓 발굴 및 신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을 꿰뚫은 현대해상은 또 다른 시장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현대해상

현재 현대해상은 △일본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영국 △인도 등 8개 국가에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는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고 일본과 미국에는 각각 지사와 지점을 두고 있다. 영국, 독일, 인도에서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미국 외에도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해상 일본지사는 1976년 설립 이래 일본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국 유일의 보험회사로, 동경과 오사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화재, 배상, 상해 등 일반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지사 역시 꾸준한 실적을 이어오며 지난해 1653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현대해상의 중국법인은 2020년 4월 중국 내 1위 차량 공유기업 디디추싱과 중국 대표 IT기업 레전드홀딩스와 손잡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다만, 중국법인은 아직 흑자 전환이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101억원에서 1161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1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118억원 손실) 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을 꿰뚫은 현대해상은 또 다른 시장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향후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신흥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영업망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연내 글로벌 영토 확장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지난 5월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진행된 '2024년 금융감독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뉴욕 투자설명회(IR)'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보험사의 경우 해외진출이 100년을 넘었지만 실질적으로 전략을 바꾼 것은 20년에 불과하다"며 "현대자동차가 적극 진출하고 있는 인도나 동남아시아를 향후 유력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해상은 현지 진출 국내기업에 대한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현지 물건을 대상으로 한 영업확대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앞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당사 미진출 신흥시장의 경우 수익성, 성장성, 현지화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면밀히 검토해 현지보험사 지분투자 또는 합작사를 세우는 전략으로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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