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경제계 "하반기 '완만한 성장' 전망…에너지·운송 불안 우려"


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 2024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

한국경제인협회가 한국 경제계 대표로 참여 중인 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가 회원국 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에 좋음으로 평가한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경제계는 올해 하반기 세계 시장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적응하며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은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 경제계 대표로 참여 중인 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가 회원국 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경제단체들이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에 ‘좋음’으로 평가한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BIAC는 지난 1962년 개방경제와 민간 주도 성장을 목표로 설립돼 기업 및 산업계를 대표하며 OECD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경협은 1996년부터 한국 대표 회원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조사는 OECD 회원국 GDP 99.9%를 차지한 37개 국가 대표 단체가 참여했다.

하반기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는 '지정학적 갈등(7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등 중동 지역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부문은 과반 이상이 에너지(75%)와 운송(64%)을 꼽았다. 운송 우려는 지난해 같은 조사(13.8%) 대비 50.2%p 증가한 수치다. 전쟁 장기화가 운송비 부담과 납품 지연, 물류 불확실성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IAC는 "지정학적 갈등이 인프라 개발과 국경 간 무역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운송장비 제조에 영향까지 고려하면 동유럽 등에서는 물류뿐 아니라 장비 교역에 상당한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반기 기업환경과 관련해서는 약 81%가 '약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력 요인 중에는 규제환경(10%)과 노동력 및 기술 발전(18%) 개선세가 가장 더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재원 접근(73%), 디지털 기술 도입(71%), 인프라 투자(65%) 등은 개선 전망 요소로 꼽혔다.

BIAC는 "세계 각국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인 규제 개선 및 노동력 문제에 중점을 두고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조개혁이 필요한 부문으로는 △디지털 전환과 인프라(75%) △인적자원(68%) △공공 인프라(62%)가 꼽혔다. 인적자원 투자는 지난해 38%에서 30%p 상승했다. 한경협은 글로벌 경제에서 인재 모시기가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BIAC는 글로벌 노동력 부족 현상을 2024년 기업에 가장 중요한 이슈 10가지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BIAC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른 디지털화 등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업이 필요한 노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구조개혁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정치적 의지 부족(78%)과 개혁에 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63%)이 주로 언급됐다. 대중의 인식 부족은 지난해 8%에서 55%p 상승한 수치다. BIAC는 정부의 강력한 구조개혁 추진 노력과 더불어 대중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공급망 교란 등 전례 없는 환경에도 회복력을 보이나, 완전한 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성장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인재 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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