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필리핀 식품회사 졸리비 푸즈(졸리비)에 매각된다. 졸리비는 연내 컴포즈커피 매장 수를 늘리고 점유율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커피 시장은 전국 매장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컴포즈커피 행보가 저가커피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졸리비는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2억3800만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졸리비는 인수 이후 이 브랜드 매장 수가 연내 34%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컴포즈커피의 국내 가맹점 수는 약 2600개인데 연말까지 약 900개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졸리비는 최근 빠르게 성장한 국내 저가커피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한 모양새다. 졸리비 회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커피 프랜차이즈 이용률은 지난 2022년 대비 5.4% 줄었지만 저가커피 브랜드 이용률은 21.3% 올랐다. 고물가 여파로 가격 소비자 민감도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컴포즈커피 지난해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 성장한 889억원이다. 경쟁사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 2022년 309억원에서 지난해 693억원으로 124.1% 뛰었다. 컴포즈커피는 브랜드 모델로 BTS 멤버 뷔를, 메가MGC커피는 손흥민과 걸그룹 잇지를 내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졸리비가 컴포즈커피 매장 수를 더 늘릴 것으로 예고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공정위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 전문점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약 2만6000개다. 총 커피 브랜드 수 경우 886개로 치킨 브랜드 669개보다 200개 이상 많았다.
저가커피 브랜드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말 국내 3대 저가커피 브랜드(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전국 가맹점 수는 5285개였다. 이들 브랜드 최근 매장 수는 공정위 조사 시점보다 34% 증가한 7100개를 돌파했다. 메가커피가 약 3000개, 컴포즈커피 2600개, 빽다방 1600개 순서다.
국내 시장 포화가 다가오자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몽골 시장에 진출했고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매장을 냈다.
졸리비가 수익을 내기 위해 컴포즈커피 사업을 키우면 다른 저가커피 브랜드도 이에 맞서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커피와 경쟁할 수 있는 전문점 음료 제품군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웬만한 상권에서 커피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저가커피 브랜드 역시 들어올 곳은 다 들어왔다. 장기적으로 시장 확작 기세는 누그러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졸리비가 컴포즈커피 매장을 어떤 방향으로 확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글로벌 기업인 만큼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매장 확장 전략에 대해 "34% 매장 증가는 졸리비 측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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