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아마존, 인텔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AI 사업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CEO와 만나 AI·반도체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재시 CEO는 AI·클라우드 전문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거쳐 2021년부터 아마존 CEO로 일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머신러닝(ML)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 '인퍼런시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 반도체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개발한 반도체로,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요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양산과 고객사 납품을 시작하며, AI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새너제이의 인텔 본사에서 팻 겔싱어 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하고, AI 시대를 맞아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의 협업으로 지난 2022년 12월 초당 8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서버용 D램 'DDR5 MCR DIM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과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간 호환성 검증을 세계 최초로 인증받았다.
두 회사는 이러한 결과를 백서로 공개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가속기인 '가우디 3'를 출시하며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는 등 AI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국한 최 회장은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현지 IT 업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났다. AI 전 영역의 업계 리더들과 대화하며 SK의 AI 사업 방향성,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구체화했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총 103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는 앞으로도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망라한 'AI 생태계'를 적극 육성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인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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