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營利)를 얻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국어사전에 소개된 기업의 사전적 정의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취약계층에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기업'도 있다.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도 제정돼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이 대폭 삭감돼 사회적기업은 기존과는 다른 생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허주열·최의종 기자] 변화와 혁신에는 늘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익숙하게 해왔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할 때에는 각종 저항과 새로워지는 것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16년 만에 사회적기업 지원 패러다임을 180도 바꾼 정부 정책에 일정 부분의 반동이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방향성이 옳은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제4차 사회적기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제 반년 정도 흐른 만큼 아직 패러다임 전환이 모두 구현되지 못했지만, '자생력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실현' 방향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다수 있고,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제고를 위해 향후 정부가 어떤 지원을 제공할지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향후 4차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사회적기업의 정책 방향을 토대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게 판로, 투자유치, 역량 제고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모색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개편된 지원체계의 현장 안착을 위해선 정부·유관단체·사회적기업 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현장에선 정부가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한 반발과 함께 정책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하재찬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이사는 "사회적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중요한 경로였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정책을 이제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사회적경제의 사회적 성과와 파급력을 무시하고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의 방침이 진정 사회적기업을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 이사는 이어 "제도 개선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장점은 하나도 부각하지 않고, 극히 일부 (예산 부정수급 등) 사례를 들어 단점을 부각하면서 자생력 강화를 말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예산을 '0'으로 만든 것은 사실상 새로운 사회적기업의 시장 진입 루트를 막은 것이다. 자생력 제고가 아니라 더 이상 육성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정책 기조를 다시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사회적기업에 씌운 부정적인 프레임,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시급하다. 사회적기업의 사회적인 가치와 의미를 부각할 필요가 있고,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등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UN(국제연합) 등 국제기구는 사회적경제가 기후 위기, 저성장, 소득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구조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경제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국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사회적경제를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하루아침에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15년 넘게 이어오던 정책을 뒤엎는 것은 취약계층이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깨는 일이자,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각종 사회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내다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는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과 정책을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현장과 소통 없이 왜곡된 시각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현장에 큰 혼란이 있지만,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는 있다"라며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예산 감액 없이 제도적인 문제점을 보완한 사회적기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매년 7월 1일을 '사회적기업의 날'로 정하고, 7월 첫째 주를 사회적기업 주간으로 삼아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국민 이해도 증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를 11월에 하기로 해 7월 사회적기업 주간에는 마술사 이은결이 소개하는 메인 홍보 영상 SNS 공개 및 다양한 온라인 참여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또한 전국 성장지역센터를 중심으로 지자체 기념행사, 사회공헌활동, 지역장터 등 지역과 연계한 사회적기업 주간 홍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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