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이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합류했다.
롯데그룹은 26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유열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신유열 전무는 한국과 일본 지주사에서 각각 임원직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신유열 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신유열 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 중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후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 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해 이사 후보로 추천됐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회사 측 3개 안건은 승인됐다. 반면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자신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로써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6년 이후 제안한 안건들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전 10패다.
재계 관계자는 "광윤사(롯데홀딩스 지분 28.1% 보유)만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며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을 불신하는 이유는 그의 준법 경영 위반 사실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된 후, 각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법원은 그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준법 의식도 결여돼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사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 수집 영상 활용을 근간으로 하는 '풀리카(POOLIKA)' 사업을 강행했다. 이외에도 임직원 이메일 정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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