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절반 지주사 보유…현대百·OCI·동국제강 체제 전환


일반지주 CVC 9개사 1800억원 투자

대기업집단의 절반 이상이 지주사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국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둘 중 한 곳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및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을 분석·공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는 174개로 1년간 2개 늘었다. 2017년 자산요건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전체적인 규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주회사에 소속된 자·손자·증손회사는 총 2462개다.

지주회사별로 평균 14.2개 소속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88개) 중 46개의 집단이 기업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43개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대기업집단 중 '현대백화점', '오씨아이', '동국제강'이 추가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의 '원익'과 '파라다이스'는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새롭게 편입됐다.

전체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43.2%로 나타났다. 일반지주·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69.0%(상장 40.7%, 비상장 85.4%), 83.3%(상장 46.7%, 비상장 86.1%)로 집계됐다.

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CVC)은 총 13개였다. 지난해 10개사 대비 3개사 늘었다. 이 중 10개사(76.9%)는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설립된 CVC였다. 공정위는 2022년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반지주회사도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CVC 13개사 중 10개사가 총 63개의 투자조합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조합 중 17개 투자조합이 해당 CVC가 지주체제로 편입된 이후에 설립됐다. 그중 13개 투자조합은 지난해 새롭게 설립됐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총 약정금액은 3637억원으로 전년(2698억원) 대비 34.8% 급증했다. 내부출자비중은 79.1%에 달했다.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CVC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CVC 13개사 중 9개사가 지난해 101개 기업에 대해 총 1764억의 신규투자를 수행했다. 신규투자금액은 전년(2118억원) 대비 줄었다. 투자 건당 투자금액은 12억4000만원에서 13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전체 신규투자 금액 중 해외투자 규모는 총 145억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이차전지 등 전기·기계·장비(27.8%) 투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인공지능(AI), 페이먼트 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1.6%), 바이오·의료(13.0%) 등이 많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제도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상 미비점 등을 보완하는 등 규제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주회사 및 CVC 제도가 지배력 확장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규제회피나 법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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