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율 급증…채무조정 필요"


자영업자 취약차주 연체율 10% 넘어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운데)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국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현재 가계대출은 17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하며 예년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한 1055조9000억원으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0%에서 올해 1분기 말 1.52%로 약 3배 수준 높아졌다.

특히 자영업자 중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차주 연체율이 급상승해 올해 1분기 말 10.21%까지 올랐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비중은 12.7%로 가계(6.4%)의 두 배에 가까웠다.

한은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가계대출을 뺀 순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과거 금리 상승기와 비교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평가했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서비스업 경기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된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이와 같은 연체지속 차주의 증가가 당분간 연체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자영업자"라며 "현재 연체율 수준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상승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나란히 상승한 것은 평균 연체액보다 연체 차주 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2022년 2분기 말 2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400만원으로, 자영업자는 1억400만원에서 1억22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 차주 수 비중은 가계가 1.72%에서 2.31%로, 자영업자가 1.57%에서 4.20%로 확대됐다.

한은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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