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자사가 개발 중인 비만·당뇨병 치료제의 연구개발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기 위해 국제 학회에 출격한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오는 24일까지 미국 올랜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84회 미국 당뇨병학회(ADA)에 참가한다.
이들은 자사의 비만·당뇨병 신약 관련 연구 성과를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발표를 앞둔 동아에스티와 달리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올해 처음으로 ADA에 참석한다.
ADA는 매년 6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당뇨병학회다. 매년 전 세계 1만2000여명의 의사·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당뇨병·비만 등 대사질환 관련 최신 학술 지견 및 개정된 치료 지침을 공유하기 위해 참여한다.
한미약품은 'H.O.P(한미 비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진심인 기업이.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개발중인 'HM15275'의 4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HM15275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기반의 삼중작용제로,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중감량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은 HM15275는 쥐 실험에서 투약 3주차에 체중의 39.9%를 감소시킨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이번 ADA에서 HM15275가 △심부전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비만과 관련된 다른 만성질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한 전임상 실험결과도 공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학회에서 혈당조절이 어려운 경증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게 '엔블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와 당뇨병 치료제 메타포르민 병용 3상 임상을 통해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 공복혈당 감소, 소변 내 당 배출량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2년 연속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는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비만·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A-1726'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해당 약물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킨다. DA-1726은 올해 2월 FDA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고 지난 4월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제약업계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글로벌 시장 침투율을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치료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50억달러(한화 약 20조8800억원)에서 연평균 31.5% 성장해 2030년 770억달러(한화 약 107조1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이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국제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른 기업들의 경쟁력과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개발 방향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때문에 국제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발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