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친환경 선박 기술력 우위를 기반으로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한 조선 3사(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주잔량 세계 1위인 중국이 친환경 선박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다소 긴장하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매출 5조5196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조9877억원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할 때 5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매출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297.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실적도 밝을 것으로 내다본다. 새로 만든 선박 가격 지수를 나타낸 신조선가지수가 오름세이기 때문이다.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5월 127.32, 2021년 5월 136.14, 2022년 5월 160.07, 2023년 5월 170.10을 기록했다가 올해 5월 186.42를 기록했다.
세대교체로 인한 인력 부족 사태도 외국인 노동자가 투입되면서 해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용접공·도장공 연간 쿼터제를 폐지하고 고용업체 업력 기준을 3년에서 1년으로 완화하는 방식으로 외국인력 비자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조선업계가 좋은 성과를 낸 다른 배경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가 꼽힌다. 전통적인 화물 운송 선박보다는 LPG 운반선, LNG 운반선 발주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조선업계 호황기에 밝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주잔량 1위 중국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0만CGT(표준선 환산톤수)이다. 중국은 154만CGT(54척·85%)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7만CGT(2척·10%)로 2위를 기록했다.
5월 전 세계 수주 잔량은 1억3312만CGT로, 중국이 6784만CGT(51%), 한국이 3907만CGT(29%), 일본이 1279만CGT(10%) 순이다. 연도별 수주량을 보면 중국은 2019년 37%에서 지난해 59%로 확대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31%에서 22%로 줄었다.
중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시장 약진 기반은 정부 지원이다. 우선 압도적인 해운업 규모가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조선 그룹 CSSC는 여러 조선소와 연구소, 기자재 업체 등을 갖고 있다. 효율적인 생산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중국도 글로벌 탈탄소 추세를 주목하고 친환경 선박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는 LPG 운반선 건조 경력을 바탕으로 LNG 운반선에서도 수주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 등에도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CCSC 산하 광저우조선은 최근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 영국 로이드선급(LR)과 세계 최대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설계를 위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방위산업'에서 차별성을 두려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미국·중국 대치 속에서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해군 차기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 참여 의향서를 낸 상태다. 세계 11개 업체 중 유일하게 3000톤급 잠수함(KSS-Ⅲ PL)과 2000톤급 개발 잠수함(HDS-2300) 등을 동시에 제안하며 차별성을 드러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 최대 경쟁국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는 모양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경쟁에서도 실력을 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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