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임 상승" HMM, 2분기 실적 '청신호' 켜졌다


SCFI 전년 대비 218.5% 급등…영업이익도 245% 이상 개선 예상

HMM이 글로벌 해운 운임 급등의 수혜로 올해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MM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홍해 사태 장기화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HMM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개선된 실적과 누적 현금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 발주를 늘리는 등 체질 개선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6월 2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379.22포인트로 지난해 초 1061.14포인트 대비 218.5% 급등했다.

2분기 평균 SCFI는 전분기 대비 18.2% 상승한 약 2390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미주서안 운임은 19.7% 오른 4968달러, 유럽 운임은 22.6% 증가한 3084달러를 기록 중이다.

해상 운임의 상승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상선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홍해를 지나던 그리스 소유의 라이베리아 선적 석탄 화물선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선박 운항 거리가 늘어났다.

해운 운임 상승 추세는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3~4분기가 해운업계의 성수기인 데다, 최근에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이 더해지면서 물류난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오는 8월부터 자국에 들어오는 전기차(25%→100%), 반도체(25%→50%) 등 일부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인상을 발표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기 전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계약을 선점하면서, 미국향 해운 운임도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동부 항만 노조가 해운사들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파업을 예고하면서 물류난이 한층 더 가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인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5% 이상 급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증권은 최근 HMM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553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7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3%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분기 영업이익은 당사의 직전 추정치(6220억원)와 시장 컨센서스을 크게 상회하는 7890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이후 운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 실적 상향 및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HMM이 지난 19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루비호 명명식을 개최한 모습. /HMM

HMM은 개선된 실적으로 누적된 현금을 친환경 선사로의 변신을 위해 쏟아붓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해운사들의 기조가 친환경으로 전환됐는데, 뒤쳐질 경우 얼라이언스 가입 등에 제외되는 등 해운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HMM은 친환경 전환을 위해 15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동원하고 △차세대 탄소저감 선박 발주 △친환경 연료 도입 △탄소저감 기술 채택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HMM은 지난 2021년 6월 계약한 12척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명명식을 개최했으며, 지난해 2월 메탄올을 주연료로 하는 9000TEU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 싱가포르, 산토스 등을 운항하는 6400TEU급 컨테이너선 타코마호에 GS칼텍스가 생산 공급한 바이오선박유 사용도 시작했다.

아울러 HMM은 최근 이케아와 탄소 감축량을 거래하는 그린세일링 서비스 계약도 체결, 바이오 연료 사용을 통해 온실가스 약 1만1500톤을 감축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머스크나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이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러한 거버넌스(정책)에 발맞추지 못하면 해운동맹에서 제외되고 장기적으로는 선사에 화물을 맡기지 않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친환경 부문으로의 투자를 확대하고 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해야 미래에 HMM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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