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주총서 사내이사 4명 신규 선임


영풍 측 장세환 대표 주총 직전 사임…별도 상사 설립 가능성

서린상사는 최대 주주가 고려아연 측이지만, 경영권은 영풍 측이 갖고 있어 동업 관계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사진은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영풍·고려아연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이 비철제품 수출 및 원재료 구매 담당 계열사 서린상사 경영권을 확보했다. 서린상사는 최대 주주가 고려아연 측이지만, 경영권은 영풍 측이 갖고 있어 동업 관계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서린상사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촌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과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임원 등 고려아연 측 인사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시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됐다.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도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선 전 서린상사 대표는 영업활동 부문 사장으로 임명됐다.

영풍 측 인사였던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차남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이사는 임시 주총 직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서린상사 이사회 구성은 고려아연 측 8명, 영풍 측 1명 등 총 9명으로 재편됐다.

서린상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본점 이전 승인 안건도 의결했다. 고려아연과 함께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영풍 측이 별도로 상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1984년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비철금속 수출 전문 상사로 설립한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호주 자회사 썬메탈,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생산하는 비철금속 수출·판매 및 물류 업무를 전담해 왔다.

지분은 고려아연이 66.7%, 영풍이 지분 33.3%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은 영풍이 갖고 있어 고려아연 최씨 가문과 영풍 장씨 가문 동업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수출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이 있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서린상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자 이사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영풍 측 인사가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영풍은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고려아연이 신청한 서린상사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인용했다. 반면 영풍이 요청한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의결권 제한을 기각했다. 서린상사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고려아연 측 인사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승호 서린상사 대표이사 사장은 고려아연 부사장으로 지난해 11월 서린상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고려아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등 '재무통'으로 꼽힌다. 백순흠 대표이사는 고려아연 부사장으로, 대표적인 '인사통'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 근무 경력도 있다.

김재선 영업활동 부문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서린상사를 이끈 바 있다. 고려아연 내 비철금속 해외영업 전문가로 서린상사를 설립한 최창걸 명예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창립 정신을 되살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린상사 경영권을 확보한 고려아연은 재무·조직·해외엽업 등 전문성에 기반한 경영 체제를 구축해 안정화와 사업 실적 회복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비철금속 수출 기업으로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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