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이색 종신보험' 내놓는 생보사들, 시장 활기 되찾을까


암 진단 시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도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종신보험 상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이색 종신보험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상품 매력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비혼가구 증가 등으로 종신보험 상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이색 종신보험'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상품 매력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주요 질병 보장과 요양 혜택 등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종신보험 시장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사망에 암보장을 결합한 '암플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고객이 암에 걸렸을 때 사망보장을 2배로 올려주고 남은 보험료 부담은 없애주며 그동안 낸 보험료는 암진단자금으로 돌려주는 게 특징이다. 기준사망보험금은 가입 후 2년 경과 시점부터 매년 20%씩 체증(최대 5년)돼 2배가 되도록 구성됐다. 고객이 암에 걸리면 사망보장을 2배로 올려주고 남은 보험료 부담도 덜어주는 전례 없는 상품이다.

앞서 KDB생명도 종신보험 가입 중 건강보장 특약에 중도 가입할 수 있는 '(무)더블찬스종신보험'을 이달 초 선보였다. 보험 기간 중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원하는 보장 항목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일반암 진단 또는 50% 이상 장해가 발생한 경우 전체 보험료에 대한 납입의무를 면제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동양생명이 최근 내놓은 '(무)수호천사내가만드는유니버셜종신보험'은 무사고 유지 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약을 가입하고 보험료 완납 시점까지 암, 뇌혈관, 허혈심장질환 진단을 받지 않으면 주계약 적립금에 더해 무사고 보너스를 준다. 은퇴기에는 사망보장 대신 건강보장에 집중할 수 있는 건강전환특약을 통해 가입자의 상황에 맞는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환율 상승 기조 속 메트라이프생명의 '백만인을위한종신보험PLUS'도 주목받고 있다. 달러보험은 원화 가치 변동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져 요즘 같은 달러 강세 시기에 수요가 증가한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수령을 달러로 계산하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종신보험 신계약 금액은 지난해 말 65조4631억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과거 종신보험은 사망까지 상품 유지를 위해 고객이 보험료를 오래 납부한다는 점에서 보험사 실적에 유리한 상품으로 꼽혔다. 다만, 종신보험은 저출산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사망보장 자체의 필요성이 낮아져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종신보험 신계약 금액은 지난해 말 65조46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2020년 대비 19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에 보험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중도해지 환급률을 130% 넘게 올리는 등 실적 경쟁에 열을 올렸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과열 경쟁에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험사 건전성 악화 우려 등을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환급률 경쟁이 어려워지자 보험사들이 주요 질병 보장과 요양 혜택 등 서비스에 차별화를 뒀다. 이에 종신보험의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국면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존 시에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성을 확대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비혼가구 증가, 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과거보다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본연의 기능에 더해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지속 개발해 종신상품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으로서 IFRS17 회계제도에서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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