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반 년 동안의 '카카오 쇄신'의 성과와 대표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카카오 그룹의 전방위적인 위기 속에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그는 내정자 신분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카카오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었다.
정 대표는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개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정 대표는 "회사가 가장 위기 속에 있을 때 대표로 발탁됐다"며 "가장 먼저 붙었던 키워드는 '쇄신'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쇄신은 기존의 나를 부정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그동안 카카오라는 개별 회사의 대표로서, 카카오 그룹의 수장으로서 변화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가장 먼저 '크루톡'이라는 이름으로 1000명의 직원들을 만났다. 이를 통해 약 2~3달 동안 현안을 발굴하고, 카카오 그룹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을지를 굉장히 열심히 파헤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쇄신이라는 과제를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눴다.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구조를 바꾸는 것이고, 장기로 가는 것은 그 구조 속에서 프로세스와 문화까지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카카오의 본질에 집중하는 성장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정 대표는 발탁 이후 '서비스 중심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차세대 성장 방식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에 따라 기존의 사업·경영지원 조직은 각 부분의 '리더' 체계로 간소화됐다. 기존의 파트와 셸 등의 부서 단위는 폐지하고, '리더'가 해당 부문의 업무를 총괄하는 구조다.
또한 기존에 사내독립법인(CIC)으로 구성됐던 포털사이트 다음은 '콘텐츠CIC'로 이름을 바꿔 전반적인 콘텐츠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의 이커머스를 맡은 커머스CIC는 내부 사업 부문으로 흡수했다. 특히 AI의 경우 본사에 전담 조직을 꾸린 뒤, 이를 다시 연구 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합쳐 '카나나'를 신설했다. 카나나는 카카오 그룹의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발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할 예정이다.
그룹 측면에서는 거버넌스와 의사결정 체계, 카카오의 체질에 맞는 리더의 선임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에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준법 경영 현황을 살펴보는 외부 기관인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출범했다. 준신위는 지난 2월 카카오와 주요 협약사에 책임경영·윤리적 리더십·사회적 신뢰회복 관련 등 3가지 측면에서의 개선안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지난 10일 개선안을 준신위에 보고했다.
정 대표는 "상반기는 일종의 설정(셋업)의 과정이었다면, 하반기는 조금 더 이를 공고히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 공간에 12만개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저장 데이터는 6엑사바이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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